방향성 잃은 환율…美 금리 인하 기대감에 하락 전환할까

게티이미지뱅크

 

 지난주 한때 1380원대를 넘어섰던 원·달러 환율이 주요국의 통화 정책 전환 흐름을 타고 하락세로 방향을 틀지 주목된다. 캐나다와 유럽중앙은행(ECB)이 금리 인하를 단행한 데 이어 이르면 올해 3분기 중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도 점쳐지면서 미 달러화 약세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10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지난 7일 원·달러 환율은 전거래일 대비 7.7원 내린 1365.3원에 마감했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달 31일 1384.5원에 거래를 마쳤지만, 지난주 들어 4거래일 연속 내림세를 보이며 1.40% 하락했다.

 

 지난주 환율 하락은 지난 6일(현지 시각) ECB가 정책금리를 4.5%에서 4.25%로 25bp 내린 영향이 컸다. ECB의 금리 인하는 2016년 3월 이후 8년 3개월 만이다. 라가르드 ECB 총재는 “향후 금리 경로 등에 대한 질문에 디스인플레이션 진전이 확인됐다”면서도 “향후 금리 결정에는 충분한 데이터와 신중한 입장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향후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감이 커지면 원·달러 환율이 하향 안정세에 접어들 공산이 크다. 이날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오는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25bp 금리 인하 확률은 45.0%로, 금리 동결 관측(51.0%)과 비슷한 수준이다. 

 

 올해 3분기 연준의 금리 인하와 맞물려 환율이 하락세를 보일 거란 전망이 나온다. 이주원 대신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속도의 문제일 뿐 임금 및 소비자 물가의 상방 압력이 완화되고 있다는 점에서 3분기 미국 금리 인하가 가시화하며 원·달러 환율은 하락할 여지가 크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미국을 제외한 국가들의 경기 개선 방향성 역시 명확해지면 이 역시 장기적으로 원·달러 환율의 하락 방향성을 지지한다”고 분석했다. 

 

반면 연준의 금리 인하 시기가 당초 예상 대비 지연될 거란 분석도 만만치 않다. 씨티그룹과 JP모건은 이날 보고서를 내고 애초 오는 7월로 예상했던 연준의 최고 금리 인하 시기를 각각 9월과 11월로 연기했다. 최근 미국 정부가 5월 고용시장이 예측과 달리 과열 상태를 지속하고 있다는 보고서를 냈기 때문이다. 미국 달러화의 강세가 장기화하면 원·달러 환율의 안정 시기도 그만큼 늦춰질 수밖에 없다.

 

 한편 달러 강세 압력이 지속하며 원·달러 환율이 1360~1380원 안팎에서 유지될 거란 관측도 있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는 “최근 원·달러 환율의 움직임은 경상·무역수지 등 수급요인보다 내외금리차나 글로벌 달러 움직임 등 대외요인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으로 분석된다”면서 “원·달러 환율은 글로벌 강달러 압력이 지속하는 가운데 동조성을 보이는 위안화, 엔화 약세에 연동돼 1360~1380원 내외의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오현승 기자 hso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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