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후 자녀를 홀로 양육하면서도 상대방에게 양육비를 제대로 받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처음에는 경제적 사정이 나아지면 지급하겠다는 말을 믿고 기다리지만, 미지급 기간이 수년으로 길어지면서 이미 부담한 양육비까지 돌려받을 수 있는지를 두고 분쟁이 시작되기도 한다. 자녀가 성장한 뒤 뒤늦게 과거 양육비 문제가 불거지는 사례도 있다.
양육비는 전 배우자에게 지급하는 생활비가 아니라 부모가 자녀의 성장에 필요한 비용을 분담하는 문제다. 부부가 이혼하더라도 부모와 자녀의 관계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므로 자녀를 직접 키우지 않는 부모 역시 자신의 경제적 능력 등에 따라 양육비를 부담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이혼 당시 양육비를 구체적으로 정하지 않았거나 오랜 기간 청구하지 않았다면 어떨까. 대법원은 부모 중 한쪽이 자녀를 양육하게 된 경우 특별한 사정이 없다면 상대방에 대해 현재와 장래의 양육비뿐 아니라 과거 양육비에 대해서도 분담을 청구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다만 과거 발생한 비용 전부가 기계적으로 그대로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
법원은 부모의 소득과 재산 상태, 자녀의 연령과 실제 양육에 들어간 비용, 과거 양육비를 청구하게 된 경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수 있다. 장기간이 지난 뒤 한꺼번에 큰 금액을 부담하게 되는 사정 역시 고려 대상이 될 수 있어, 단순히 ‘몇 년 동안 못 받았으니 월 양육비에 기간을 곱하면 된다’고 계산하기는 어렵다.
이미 판결이나 조정조서, 양육비부담조서 등을 통해 지급해야 할 금액과 시기가 정해져 있는데도 상대방이 이를 이행하지 않는 상황은 접근 방식이 달라진다. 새롭게 양육비 액수를 정하는 문제보다 기존에 확정된 의무를 어떻게 이행하도록 할 것인지가 중심이 되며, 구체적인 사정에 따라 이행명령이나 강제집행 등 가능한 절차를 검토하게 된다.
상대방이 “돈이 없어서 줄 수 없다”고 주장하는 경우에도 그 말만으로 판단이 끝나지는 않는다. 급여와 사업소득, 부동산 및 금융재산 등 실제 경제상황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반대로 실직이나 소득 감소처럼 지급 능력에 중대한 변화가 있었다면 그 사정 역시 양육비 분쟁에서 함께 살펴야 할 부분이다.
대전 법무법인 한길로 박종현 대표변호사는 “과거 양육비는 미지급 기간에 일정 금액을 단순히 곱해 결정하는 문제가 아니다. 기존 양육비 결정 여부와 실제 지급 내역, 부모의 경제상황과 자녀에게 지출된 비용을 구분해 자료로 정리하고 청구 범위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양육비 미지급이 장기화됐다면 자료를 남겨두는 것도 중요하다. 상대방에게 양육비 지급을 요청한 문자나 메신저 대화, 실제 입금 내역, 자녀의 교육비와 의료비 등 지출자료는 그동안 어떤 방식으로 양육비를 부담해 왔는지 확인하는 근거가 될 수 있다. 구두로 주고받은 약속만 있다면 당시 합의 내용을 확인할 자료가 있는지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결국 과거 양육비 문제는 이혼 당시 어떤 합의나 결정이 있었는지, 실제 얼마가 지급됐는지, 자녀를 위해 어느 정도의 비용을 부담했는지를 다시 구성하는 과정에서 출발한다. 대전에서 이혼 이후 양육비 분쟁을 겪고 있다면 오랜 기간 지급받지 못했다는 사실에만 집중하기보다 기존 판결·합의 내용과 계좌내역, 자녀 관련 지출자료를 함께 확인해 청구 범위와 절차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
글=대전 법무법인 한길로 박종현 대표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