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 부모의 치매가 진행된 상황에서 특정 자녀에게 부동산이나 금융재산이 이전됐다가 사망 이후 다른 공동상속인들이 이를 알게 되면서 상속 분쟁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있다. 치매 진단이 있었다는 사실만으로 재산처분이 당연히 무효가 되는 것은 아니어서, 실제 소송에서는 처분 당시 의사능력을 얼마나 구체적으로 입증하느냐가 핵심 쟁점이 된다.
최근 법원에서도 치매를 앓던 피상속인이 생전에 특정 자녀에게 부동산을 증여하고 다른 부동산을 처분한 뒤 매도대금 수억원을 이전한 사안을 두고 재산처분의 효력이 다퉈졌다. 해당 사건은 대한변호사협회 등록 상속전문변호사인 우강일 변호사가 다른 공동상속인 측을 대리해 진행했다.
우 변호사는 피상속인의 치매 진단 자체보다 부동산 증여와 자금 이전이 이뤄진 각각의 시점에 의사능력이 있었는지를 입증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의료기록과 인지기능 검사 결과를 시간순으로 분석하고 부동산 등기와 금융거래내역을 대조해 재산이 이전된 과정도 함께 정리했다.
법원은 이러한 자료를 토대로 재산처분 당시 피상속인의 의사능력을 살폈고 그 결과 부동산 증여의 효력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에 다른 공동상속인의 상속지분에 해당하는 소유권이전등기의 말소를 명했으며 특정 자녀에게 이전된 부동산 매도대금 역시 실제 피상속인을 위해 사용된 것으로 인정되는 일부 금액을 제외하고 반환 책임을 인정했다.
치매 관련 재산분쟁에서는 진단명만으로 결론이 정해지지 않는다. 법원은 증여나 계좌이체 당시 당사자가 해당 법률행위의 의미와 그에 따른 결과를 이해하고 합리적으로 판단할 능력이 있었는지를 개별적으로 살핀다. 반대로 계약서나 인감증명서, 자필 서명 등이 존재한다고 해서 모든 재산처분이 곧바로 유효하다고 단정하기도 어렵다.
이 사건에서도 장기간 축적된 의료자료가 중요한 판단 자료로 활용됐다. 피상속인의 인지기능이 시간의 흐름에 따라 저하된 과정과 재산처분 시점의 상태를 비교하고, 진료기록 감정을 통해 당시 증여와 자금 이전의 의미 및 결과를 이해할 수 있었는지를 구체적으로 확인했다.
재산 이동 경로에 대한 분석도 병행됐다. 부동산 처분대금이 피상속인 명의 계좌에 들어온 뒤 특정 자녀에게 이동한 금융거래 흐름을 확인하고 이후 해당 금액이 실제 누구를 위해 사용됐는지를 항목별로 살폈다. 상대방이 부모의 병원비나 생활비로 사용했다고 주장한다면 실제 지출자료와 사용처까지 확인해야 반환 범위를 판단할 수 있다.
특히 부동산은 이미 소유권이전등기가 완료됐다면 이를 뒤집기 위해 보다 구체적인 입증이 요구된다. 부산에서 유사한 상속 분쟁을 검토하는 경우에도 의무기록과 인지기능 검사자료, 부동산 등기자료, 계좌거래내역 등을 확보해 처분 전후의 상황을 하나의 흐름으로 재구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사건을 수행한 우강일 변호사는 “치매 진단만으로 증여나 자금 이전이 무효가 되는 것은 아니다. 처분 당시 의사능력이 부족했다는 점을 의료기록과 감정 결과, 부동산 및 금융자료를 서로 연결해 입증해야 한다. 재산이 이미 이전된 경우에는 이동 경로와 실제 사용처까지 구체적으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치매 상태에서 이뤄진 재산처분을 둘러싼 분쟁은 가족 간 도덕적 평가보다 객관적인 입증이 중요하다. 부모의 인지상태가 언제부터 어느 정도로 저하됐는지, 재산처분 시점에 어떤 의사결정 능력이 있었는지, 이전된 재산이 실제 어디에 사용됐는지를 자료로 확인해야 한다. 부산을 비롯해 비슷한 문제가 발생했다면 관련 의료·금융·부동산 자료를 조기에 보존해 권리관계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
글: 대한변호사협회 등록 상속전문변호사 우강일 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