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호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가 5일 마침내 코스피에 입성했다. 거래 첫날 공모가 대비 상승세를 기록하며 코스피 시장에 안착했다. 이번 상장 중심에는 최우형 행장의 끈기 있는 리더십이 있었다는 평가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케이뱅크 주가는 공모가 8300원 대비 30원(0.36%) 오른 833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시가총액은 3조3308억원을 기록했다. 장중 한때 9880원까지 올라 공모가 대비 약 19.03% 상승하기도 했다. 오후 들어 미·이란 전쟁 쇼크에 따른 차익 실현 매물이 쏟아지며 하락 전환했다가 장 마감 직전 소폭 오르면서 성공적인 신고식을 치렀다.
최 행장은 이날 한국거래소 서울사옥 홍보관에서 열린 상장기념식에서 “케이뱅크의 차별화된 경쟁력과 성장성을 믿고 참여해준 투자자들께 감사하다”며 “공모자금을 바탕으로 혁신 금융을 가속화하고 지속적인 성장을 통해 주주가치 제고에 힘쓰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케이뱅크는 2016년 설립된 국내 1호 인터넷전문은행으로 지난해 말 기준 고객 수 1553만명을 확보했다. 앞서 지난달 4일부터 10일까지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수요예측에서 약 199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공모가는 희망 범위 하단인 8300원으로 확정됐다. 지난달 20일부터 23일까지 진행된 일반투자자 청약에서는 134.6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으며, 청약 증거금으로 약 9조8500억원이 모였다.
앞서 케이뱅크의 상장 여정은 순탄치 않았다. 2022년과 2024년 두 차례에 걸쳐 상장을 추진했으나, 당시 급격한 금리 인상과 시장 위축, 그리고 플랫폼 기업에 대한 밸류에이션 논란이 겹치며 상장 계획을 철회해야 했다. 이번 세 번째 도전에서는 최 행장이 취임 이후 핵심 과제로 추진해온 자본 확충과 경영 정상화의 결과물로 평가받는다.
최 행장은 취임 직후부터 케이뱅크의 상장 적격성을 입증하기 위해 재무 구조 개선과 여신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집중했다. 특히 가상자산거래소 업비트와의 제휴 수수료 수익 의존도를 낮추고, 아파트 담보대출과 소상공인 대출 등 은행 본연의 예대마진 수익 구조를 강화하는 데 주력했다. 그 결과 케이뱅크는 최근 2년 연속 1000억원 이상의 당기순이익을 달성하며 흑자 기조를 공고히 했고, 이는 상장 심사 과정에서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번 상장을 통해 케이뱅크는 약 5000억원 규모의 신규 자금을 확보하게 됐다. 케이뱅크는 상장 과정에서 확보한 자본을 바탕으로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을 제고하고 여신 공급력을 확대할 계획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이번 자본 확충을 통해 케이뱅크의 대출 공급 여력은 약 10조원 이상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확보된 자금을 인공지능(AI) 기반의 신용평가 모형 고도화, 중저신용자 대출 확대, 기업 금융 서비스 확장을 위한 IT 인프라 투자에 우선적으로 투입한다는 방침이다.
시장에서는 케이뱅크의 이번 상장이 후발 인터넷전문은행들의 기업공개(IPO)에 기준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케이뱅크는 앞서 5조원대를 희망했던 기업가치를 3조원대 수준으로 조정하며 투자자들의 진입 장벽을 낮췄다. 이는 플랫폼 기업으로서의 고평가 논란을 피하고 실제 은행업 기반의 실적 가치를 강조한 전략으로, 향후 비바리퍼블리카(토스) 등 후발 주자들의 상장 밸류에이션 책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