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Rage Against the Machine을 기억하며

최정욱 회계법인 브릿지 공인회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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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드록 애호가라면 잊을 수 없는 밴드가 있다. 바로 레이지 어게인스트 더 머신(Rage Against the Machine∙RATM)이다. 육중한 드럼, 묵직한 베이스, 날카로운 기타리프 그리고 공격적 랩까지. 그들의 활동기에 필자는 가부장적인 기성세대가 만들어 놓은 세상의 모순과 거기에 순응할 수밖에 없던 본인에 대한 울분을 가진 학생이었는데 그들의 음악이 하나의 분출구였다.

 

 최근 불어 닥친 인공지능(AI) 열풍 속에서 RATM의 음악을 다시 찾아서 하나씩 듣고 있다. AI로 인해 밥벌이가 없어질 지도 모른다는 막연한 공포에서 일지 모르겠다. 한편으로는 누군가가 19세기 산업혁명기에 제조기계를 박살낸 러다이트 운동과도 같은 속풀이라도 해주길 바라서 일지도 모르겠다.

 

 밴드 이름만 보면 기술문명이나 자동화 차체를 부정하는 것처럼 들릴 수 있다. 하지만 ‘킬링 인 더 네임(Killing in the Name)’에서 시작해 ‘게릴라 라디오(Guerrilla Radio)’까지 이어지는 그들 곡에 담긴 메시지는 기술 그 자체가 아닌 자본주의적인 탐욕과 기득권에 대한 저항, 그리고 미디어의 왜곡이라는 거대한 시스템의 모순에 대한 것이었다. 19세기의 러다이트 운동 또한 시대를 읽을 줄 모르는 노동자들의 폭력행위로 받아들일 수 있겠지만 그 본질을 기술의 발전으로 인한 과실의 배분에 대한 문제로 지극히 정치적 행위로 받아들이는 현대 역사학자들도 있다.

 

 초거대 자본이 필수적인 AI 생태에서 그 과실이 누가에게 돌아갈 지 너무도 자명해 보인다. 국가 간의 격차는 물론, 국가 내부의 계층 간 격차 또한 더욱 선명해질 것이다. AI로 인해 유토피아를 꿈꾸는 이들도 있지만 마지막의 모습은 유토피아일지 몰라도 그 유토피아로 가는 과정에서 벌어질 직업의 상실, 사회적 갈등, 국가간 격차로 인한 여러 현상들이 두렵다.

 

 이러한 생각들을 나만이 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 현장에서 밥벌이를 하는 이들 역시 모두가 유사한 생각을 가질 것이다. 그래서 모두 마음이 급하다. 힘든 시기가 오기 전에 변해야 살고 변하기 힘들면 지금 돈이라도 많이 모아 두자라는 생각인 것 같다. 무슨 짓을 하든 돈만 벌면 최고라는 배금주의가 사회 전반적으로 만연하는 것 같다. 이는 회계 세무시장에서도 당연히 보인다. 사기에 가까운 말들로 고객들을 현혹하고 이를 마케팅이라 부른다. 그러한 이들을 이용해 돈벌이에 나서는 경영진들도 많다. 참 씁쓸한 세상이 아닐 수 없다.

 

 소명의식을 가지고 일을 일 답게 하는 이들은 모두 유사하겠지만 업무를 할 때는 책임감이라 단순히 명명하기 힘든 수준의 유려함 혹은 완벽함을 추구하게 된다. 그 과정은 매우 고통스러운 경우가 많은 데도 그러한 과정을 거치는 이유는 그 추구 과정에서 단순히 보상과 직업윤리와는 다른 차원의 희열과 즐거움이 느껴지기 때문이다. 갈등과 혼돈의 시기를 지나 AI를 통해 에덴동산에 도착하면 직업의 고단함도 없어질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그 상실은 고단함의 상실과 더불어 유려함을 추구해본 자만이 가질 수 있는 고통을 넘어서는 희열도 상실시킬 것 같아 미리 슬프다. 이제 막 직업을 찾고 시작하는 이들이 부디 이러한 지극히 인간적인 감정들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이 조금이라도 남아있길 소망해본다.

 

최정욱 회계법인 브릿지 공인회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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