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젊은 세대의 생활 방식이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 예전처럼 술자리를 중심으로 모이기보다 음주를 줄이거나 아예 술을 마시지 않는 선택을 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소버 큐리어스(Sober Curious)처럼 의도적으로 음주를 줄이는 문화가 확산되고, 식단·수면·운동 등 생활 습관을 관리하는 웰니스 트렌드도 함께 주목받고 있다.
이처럼 라이프스타일이 바뀌면서 건강 관리에 대한 관심도 점차 달라지고 있다. 단순히 체중을 줄이거나 외모를 관리하는 수준을 넘어 몸의 기능과 장기적인 건강 상태를 관리하려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서재원 대구365mc병원 대표병원장은 “최근 진료 현장에서 느끼는 변화 중 하나는 몸을 오래 건강하게 관리하는 것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는 점”이라며 “특히 30~40대서 부터 노화 관리와 장기적인 건강 관리에 대한 질문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오래 사는 것보다 건강하게 늙기…웰에이징 관심 증가
이 같은 흐름의 배경에는 웰에이징(Well-aging)이라는 개념이 있다. 단순히 수명을 늘리는 것보다 건강한 상태를 오래 유지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생활 방식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건강한 노화를 신체 기능을 유지하고 삶의 질을 지속하는 과정으로 정의하고 있으며, 이러한 관점은 최근 의료와 헬스케어 산업 전반에서도 중요한 키워드로 자리 잡고 있다.
서재원 대표병원장은 “예전에는 노화 관리라고 하면 피부나 외모 중심의 접근이 많았지만 최근에는 근육, 대사 건강, 세포 기능까지 폭넓게 관리하려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며 “결국 웰에이징의 핵심은 몸의 기능을 얼마나 오래 건강하게 유지하느냐에 있다”고 설명했다.
◆재생의학이 주목하는 조직 ‘지방’
이 과정에서 의학적으로 다시 주목받고 있는 조직이 바로 지방이다. 일반적으로 지방은 체중 증가의 원인으로 인식되지만, 실제 지방 조직은 다양한 세포가 함께 존재하는 복합 조직이다. 특히 지방 조직에는 지방줄기세포가 풍부하게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에 따르면 같은 양의 조직을 기준으로 지방 조직은 골수보다 수백 배 이상 많은 줄기세포를 포함하는 것으로 보고되며, 이러한 특성 때문에 재생의학 분야에서 주요 연구 대상으로 활용되고 있다.
최근 이러한 연구 흐름과 함께 등장한 개념이 셀뱅킹이다. 건강할 때 지방흡입 시술로 복부 허벅지 등에서 자신의 줄기세포를 채취해 냉동 보관해 두었다가 향후 필요할 때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이다.
특히 해외에서는 이처럼 자신의 신체 데이터를 관리하고 건강 수명을 늘리기 위한 다양한 시도를 하는 사람들을 바이오해커(Biohacker)라고 부르기도 한다. 식단, 수면, 운동, 영양 보충은 물론 유전자 검사나 세포 연구까지 활용해 몸의 상태를 관리하려는 흐름이다. 특히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장기 건강 관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줄기세포 연구나 세포 보관 같은 분야에도 관심이 이어지고 있다.
서재원 대표병원장은 “줄기세포는 연령이 증가할수록 세포 활성도와 증식 능력이 떨어지는 경향이 있다”며 “건강할 때 자신의 세포를 확보해 보관하는 셀뱅킹은 미래 치료 가능성을 대비하는 예방적 의료 접근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희원 기자 happy1@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