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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원현 삼일회계법인 전무이사 |
극단적인 문화 차이때문에 누구도 이들 회사의 협상이 제대로 될 것으로 예상한 사람은 없었다.
하지만 그런 예상은 첫날부터 보기좋게 깨졌다.
힙합 바지에 티셔츠를 입고서 나타난 드레스너 뱅크의 협상대표들과 짙은 감색 슈트를 걸친 이케아 사람들은 첫 대면에서 상대방 옷차림을 보고 나서 웃음을 참을 수가 없었다. 평소와는 정반대의 옷차림을 하고 갔기 때문이다.서로 상대방의 기업 문화를 미리 알고 그에 맞추려는 배려때문이었고, 이렇게 웃음으로 시작한 협상은 매우 원활하게 진행되면서 양측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결과를 가져왔다.
지금 우리는 수많은 협상 속에 살아간다. 국가간의 무역협상, 노사간의 임금협상, 가정에서는 부모와 자식간의 용돈협상 등 실생활에서 수 많은 협상을 하게 되고 그 결과에 따라 많은 것이 결정된다. 따라서 협상을 얼마나 잘 하느냐가 삶의 질, 나아가 생존 자체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건이 되고 있다.
더욱이 우리 사회 곳곳에서 많이 발생하는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서도 협상은 중요하다.
최근의 갈등을 보면 개발과 환경보존, 성장과 복지 어느 한 쪽을 쉽게 손들어주기 어려울 만큼 극단적인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에 의하면 한국은 사회갈등으로 매년 GDP의 27%인 약 300조원을 낭비하고 있다고 한다. 사회갈등 지수 또한 경제협력개발기구 27개 회원국 가운데 터키와 폴란드, 슬로바키아에 이어 4번째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회갈등은 사회적 합의를 어렵게 만들고 이익집단의 지나친 경쟁을 초래해 경제성장에 부정적 영향을 준다. 사회갈등지수가 10% 하락하면 1인당 GDP는 7.1% 증가할 것이라는 추정도 있다.
이러한 갈등을 해소하는 데 협상은 가장 많이 이용되는 수단이며, 그런 면에서 최근 중요성은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다. 협상(協商)은 원하는 목적을 위하여 여럿이 의견을 공유하여 결정함을 의미한다.
하지만 이 협상 테이블마저도 보통 본인의 목소리를 관철하는 자리라는 인식이 강하다. 자기 진영의 목소리를 얼마나 강하게 내어 원하는 바를 많이 취해가느냐가 성공적인 협상의 요건이 되는 게 현실이다. 상대방에 비해 얻어가는 것이 적다고 판단되면 중간에 협상테이블에 앉은 대표를 급히 바꾸고, 협상의 결과를 제로섬으로 생각하여 뺏느냐 뺏기느냐의 치열한 게임을 벌이기도 한다
이렇게 제로섬과 같은 협상을 벌이는 것보다는 이케아와 드레스너방크와 같이 ‘역지사지(易地思之)’의 협상을 벌이는 것이야말로 윈윈전략이 되지 않을까 한다.
근래 들어 서점가에 비치는 협상에 관한 책들과 협상관련 강의에서 공통적으로 나오는 것이 바로 ‘역지사지’의 협상전략임을 봐도 그 중요성을 알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