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반값 등록금의 실현은…

임원현 삼일회계법인 전무이사
갈수록 높아가는 등록금 때문에 아이들 대학 보내기 겁나는 세상이다.

등록금 문제는 교육관계자나 대학생, 대학생 부모들만 고민해야 하는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과연 대학 등록금이 이렇게 높은 수준이어야 하는지, 또 대학을 반드시 가야 하는 사회풍토가 옳은 것인지 사회적인 어젠다로서 깊고도 넓게 논의해야 할 부분이 아닐 수 없다.

필자는 모교의 등록금심의위원으로 활동한 적이 있다. 학생측 위원은 등록금의 대폭 인하를 요구하고, 학교측 위원은 정부의 지원이나 외부의 기부금 수입이 없이는 등록금을 인하할 수 없다는 주장으로 평행선을 달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으나, 다행히 양측이 모두 양보하여 정부의 권고를 참고하여 약간의 인하를 결정했다.

외부 심의위원으로서 필자는 등록금 자체를 인하하는 것보다는 예산이 확보되면 장학금이나 학생복지후생비용 지출을 늘려서 실질적인 등록금 부담율 완화를 건의했다. 등록금 자체를 인하하는 경우 충분히 등록금을 부담할 능력이 되고 부담의 의사가 있는 사람들에게도 일괄 인하해주면 그만큼 도움이 꼭 필요한 경제적 여건이 어려운 학생들에게 돌아갈 여력은 줄어들 것이기 때문이다.

교육 비용을 낮추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때문에 등록금을 인하하기 위해서는 등록금을 대체할 다른 수입원이 대학에는 필수적이다. 여기에는 정부의 보조금, 학교 외부에서의 기부금, 학교 재단의 수익사업에서 나오는 것이 포함될 것이다.

이 중 정부의 보조금은 어떠한가. 한국의 고등교육 예산 규모는 상당하다. 이 예산이 진정으로 필요한 곳에 사용될 수 있다면 등록금 부담율을 상당히 줄일 수 있을 것이다. 부실하게 운영되며 국고를 축내고 있는, 영리기업처럼 운영되는 많은 경계선상의 대학을 과감히 퇴출시킨다면, 그 자금으로 진정으로 필요한 그리고 자격이 있는 대학에 많은 예산이 배정될 수 있을 것이다.

대학에의 기부금은 미국 등 선진국에 비하여 매우 적은 것이 현실이다. 기부문화에 익숙하지 않은 개인들의 생각도 문제이겠지만, 기부를 유도하는 사회적인 제도도 부족한 것 같다. 요즘 유행하는 마일리지 제도를 대학에의 기부금에도 도입하여 볼 것을 제안한다. 

자신의 소득이나 재산규모에 비하여 지속적으로 얼마나 많은 기부를 하였는지를 감안하여 자녀들에게 입학 전형에서 약간의 혜택을 주는 것이다. 물론 돈만 있으면 대학에 갈 수 있는 시스템은 바람직 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기부 마일리지 제도는 사립대학에 한정하고, 국공립대와 사립대의 비율을 지금보다 국공립대의 비중을 높여서 저렴하게 고등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더 많이 확보하는 것도 필요할 것이다.

많은 학생들이 졸업하여도 취업이 되지 않는 대학에 가려고 그렇게 많은 돈과 시간을 낭비하는 현재의 상황은 누가 보아도 문제가 많다. 남들의 기준이 아닌 본인의 기준으로 생각하고 선택하는 사회분위기가 필요하다. 거름 지고 장에 가듯이 뚜렷한 목표와 비전에 없이 무조건 대학에 가지 않아도 불안함이 없이 사회의 구성원으로 자리를 잡을 수 있는 사회시스템이 절실하다.

대학에 가지 않아도 직장을 구할 수 있는 양질의 일자리를 많이 있고, 대학을 가지 않아도 결혼에 문제 없고, 대학에 가지 않아도 성공하고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사회분위기의 조성은 반값등록금, 더 나아가 무상교육의 선결조건이라고 생각한다. 

이는 대학생들이, 대학수험생들이, 학부모들만이 만들 수는 없는 것이다. 지금 당장 누군가가 나타나서 이런 사회를 만드는 것도 어려울 것이다. 이 나라의 지도자들은 사회의 모든 구성원과 소통하며 의견을 모으고 방향을 정한 후, 끈기를 가지고 국가의 역량을 집중하여 노력하여야 할 것이다.

단기적으로는 대학의 개혁을 통하여 주어진 고등교육 예산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고, 장기적으로는 대학을 가지 않아도 각자의 위치에서 행복할 수 있는 사회분위기의 조성을 통하여 반값등록금과 무상교육을 실현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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