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흔히 암이라고 하면 위암, 폐암, 간암 등을 먼저 떠올린다. 그러나 먹고 말하고 숨 쉬는 기능과 직결되는 부위에 발생하는 '두경부암' 역시 삶의 질에 큰 영향을 미치는 질환이다.
두경부는 뇌와 눈을 제외한 머리와 목 부위를 의미하며, 입, 코, 귀, 후두, 침샘 등 음식 섭취와 발성, 호흡에 관여하는 기관이 포함된다. 이 부위에 암이 발생하면 생명 유지에 필수적인 기능이 손상될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두경부암 가운데 가장 흔한 것은 구강암이다. 일반적인 구내염은 충분한 휴식과 관리로 1~2주 내 호전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입안 상처나 궤양, 덩어리 같은 것이 3주 이상 지속된다면 정밀 검사가 필요하다.
구강 점막에 붉거나 하얀 반점이 나타나거나, 특정 부위가 점점 커지면서 딱딱한 덩어리가 만져질 경우 구강암의 초기 신호일 수 있다. 초기 증상을 방치하면 암이 혀나 턱뼈 등 주변 조직으로 퍼질 수 있으며, 치료 이후에도 음식 섭취나 발음에 장애가 남을 가능성이 있다.
구강암 다음으로 흔한 후두암은 목소리 변화가 대표적인 초기 증상이다. 감기에 걸리지 않았음에도 쉰 목소리나 갈라지는 음성이 3주 이상 이어질 경우 성대 병변을 의심해야 한다.
또한 침을 분비하는 침샘에도 암이 발생할 수 있다. 귀 앞이나 턱 밑, 입안에 통증 없이 단단한 멍울이 만져진다면 침샘암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전문 진료가 필요하다.
두경부암은 진단이 늦어질수록 예후가 나빠지고 기능적 손상이 커질 수 있어 '이상 증상 3주'를 하나의 기준으로 삼는 것이 도움이 된다.
두경부암의 주요 위험 요인으로는 흡연과 음주가 꼽힌다. 특히 두 가지가 함께 작용할 경우 발병 위험은 더욱 높아진다. 최근에는 인유두종바이러스(HPV) 감염이 구인두암(편도암)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면서 HPV 예방 백신의 중요성도 강조되고 있다.
두경부는 해부학적으로 복잡하고 좁은 공간에 중요한 기관이 밀집해 있어 정확한 진단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일반적으로 구강 및 인후두 내시경을 통해 점막 상태를 확인하고, 초음파나 CT(컴퓨터단층촬영) 검사로 종양의 위치와 크기, 주변 침범 여부를 파악한다. 암이 의심되는 경우 조직 검사를 통해 최종 확진한다.
두경부암을 진단하고 수술하는 땡큐서울의원 하정훈 원장(이비인후과 전문의)은 "두경부암은 단순히 암을 제거하는 것뿐 아니라 말하기, 삼키기, 호흡 기능을 최대한 보존하는 치료가 중요하다"며 "이상 증상이 3주 이상 지속된다면 지체하지 말고 두경부 진료 경험이 풍부한 의료진과 상담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희원 기자 happy1@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