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물가 넉달째 2%대…고환율발 농축산물 석유류 급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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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소비자물가상승률이 2.3%를 기록하며 4개월 연속 2%대 상승률을 보였다. 농산물 가격은 비교적 안정세로 나타났지만 고환율 등 영향으로 석유류와 수입 농축수산물 등 먹거리 가격이 고공행진을 지속했기 때문이다.

31일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2025년 12월 및 연간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12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17.57로 2024년 같은 달보다 2.3% 상승했다.

지난해 월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6월(2.2%), 7월(2.1%), 8월(1.7%), 9월(2.1%)까지는 안정세를 보이다 환율 상승 등의 영향으로 10월(2.4%), 11월(2.4%), 12월(2.3%)에는 다소 높은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먹거리 가격과 석유류 가격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며 물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실제 농축수산물은 전년 동월 대비 4.1% 상승했다. 농산물은 2.9%, 축산물은 5.1%, 수산물은 6.2%씩 올랐다. 쌀(18.2%), 사과(19.6%), 돼지고기(4.4%), 국산쇠고기(4.9%), 귤(15.1%), 수입쇠고기(8.0%), 고등어(11.1%) 등이 높은 상승세를 보였다.

공업제품 중 석유류는 6.1% 상승했다. 지난해 2월(6.3%) 이후 10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폭이다. 경유(10.8%)와 휘발유(5.7%) 가격이 모두 크게 올랐다. 공업제품 중 가공식품은 2.5% 상승했다. 빵(3.3%), 커피(7.8%) 등이 상승세를 지속했다.

전기·가스·수도는 0.4% 상승했다. 공공서비스는 1.4%, 개인서비스는 2.9% 등 각각 가격이 올랐다. 생선회(외식·4.2%), 커피(외식·4.3%) 등이 고공행진 하면서 외식 물가는 2.9% 뛰었다.

이두원 국가데이터처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이날 “석유류는 11월 5.9%에서 12월 6.1%로 상승폭이 확대됐다. 국제유가도 두바이유 기준으로 11월 64.5달러에서 12월 62.1달러로 소폭 하락했다”며 “다만 원∙달러 환율이 1457원에서 1472원으로 올라 석유류 가격 상승률이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11월 할인행사 종료로 내구재 가격 상승폭이 확대됐지만 농산물과 가공식품 상승폭이 축소되면서 소비자물가상승률은 전월보다 0.1%포인트 하락했다”고 말했다.

기획재정부도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12월 소비자물가는 농산물 출하량, 축산물 도축량 증가 등으로 농축수산물 가격 상승폭이 축소되는 등 전년동월비 2.3% 상승했다”고 분석했다. 또 “향후 겨울철 기상여건 등 불확실성이 있는 만큼 정부는 내년에도 체감물가 안정을 위해 총력을 다할 계획”이라며 “특히 먹거리 등 국민 생활과 밀접한 주요 품목별 가격과 수급상황을 상시 점검하고, 필요시 대응방안을 신속히 강구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지난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1%를 기록하며 5년 연속 2%대를 웃돌았자먼 2020년(0.5%)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013년부터 2020년까지 8년간 0~1%대를 이어가다가 2021년 2.5%, 2022년 5.1%,. 2023년 3.6%, 2024년 2.3%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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