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주요 지수가 22일 일제히 상승 마감했다. 미국 중앙은행의 정책금리 인하 가능성이 확대된 데다 행정부의 대중 반도체 수출 규제 완화 검토 소식이 전해지면서 위험자산 선호가 강화됐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 대비 493.15포인트(1.08%) 상승한 46,245.41로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64.23포인트(0.98%) 오른 6,602.99, 나스닥 종합지수는 195.03포인트(0.88%) 상승한 22,273.08로 마감했다. 정오 무렵까지 3대 지수는 1% 안팎의 상승 폭을 나타내며 강세 흐름을 이어갔다.
시장은 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의 발언을 주목했다. 윌리엄스 총재는 칠레 중앙은행 창립 100주년 기념회의 기조연설에서 “정책 기조를 중립 범위에 더 가깝게 조정하기 위해 가까운 시일 내 연방기금금리(FFR) 목표 범위를 추가 변경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FOMC 당연직 부위원장인 그는 매 회의에서 투표권을 행사한다.
BNY멜론의 존 벨리스 거시전략가는 “윌리엄스 총재는 파월 의장과 동일한 입장으로 해석되는 경우가 많다”며 “단기 금리 인하를 긍정적으로 언급한 점은 연준 수장의 판단과 연결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 11분 기준 FFR 선물시장은 12월 25bp 인하 가능성을 71.5%로 반영했다. 전일(39.1%) 대비 30%포인트 이상 높은 수준이다. 시장의 정책 변화 기대가 단기간에 크게 강화된 셈이다.
여기에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에 대한 일부 GPU 수출 규제를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가 호재로 작용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엔비디아 GPU ‘H200’의 중국 판매 허용 방안이 내부 논의 중이라고 전했다. 미국은 2022년부터 첨단 GPU 수출을 제한해왔으나, 특정 제품에 대해 통제 완화를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소식에 AI 및 반도체 업종은 강세를 보였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장중 2.42% 상승하며 반응했다. 엔비디아는 장중 한때 4% 이상 급락했으나 -0.97%로 낙폭을 크게 줄이며 마감했다. AMD(-1.09%)는 하락했고, 인텔(2.62%), 마이크론(2.98%), 퀄컴(2.32%) 등 주요 반도체 기업들은 상승세를 나타냈다.
나스닥 지수는 장중 고점 대비 상당 부분 상승폭을 반납하며 마무리했다. 종목별로는 매그니피센트7 기업 중 알파벳(3.56%), 아마존(1.63%), 애플(1.97%), 메타 플랫폼스(0.87%)가 상승했고, 테슬라(-1.05%)와 마이크로소프트(-1.32%)는 하락했다. 의류업체 갭은 실적이 시장 전망치를 넘어 8.24% 상승했다.
업종 지수는 유틸리티를 제외한 전 부문이 오름세를 기록했다. 커뮤니케이션(2.15%), 헬스케어(2.11%), 소재(2.10%), 필수소비재(1.74%), 부동산(1.30%), 산업재(1.20%), 금융(1.09%) 등이 상승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지수(VIX)는 23.43으로 전장 대비 2.99포인트(11.32%) 하락했다. 최근 며칠간 확대됐던 변동성이 다소 완화된 흐름이다.
이번 상승은 연준의 정책 기조 변화에 대한 기대와 더불어 반도체 수출 규제 조정 가능성이 겹치면서 형성된 결과로 풀이된다. 다만 AI 업종을 둘러싼 밸류에이션 부담이 지속되고 있어 단기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는 지적도 이어지고 있다.
김재원 기자 jkim@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