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선언’ 초안 윤곽?… AI·공급망·디지털 협력 담은 공동성명 타결 임박

[경주=뉴시스] 이무열 기자 = 조현 외교부 장관이 30일 경주 국제미디어센터에서 APEC 합동각료회의(AMM)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외교·통상 장관들이 29~30일 경주에서 합동각료회의(AMM)를 열고 ‘경주선언’ 채택을 위한 막바지 조율에 들어갔다. 정부는 공동성명(AMM 성명)도 정상회의 일정이 마무리되는 다음 달 1일 ‘경주선언’과 함께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조현 외교부 장관과 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공동 주재한 이번 회의에서는 ▲디지털 협력을 통한 지속가능한 성장 방안 ▲AI(인공지능) 등 신기술을 활용한 공급망 강화 ▲글로벌 통상질서 변화 속 APEC과 세계무역기구(WTO)의 역할 등이 중점 논의됐다.

 

AMM 공동성명에는 올해 각급 회의체의 주요 결과와 함께 다자무역체제의 중요성, 청년세대 역량 강화를 위한 ‘미래번영기금’ 설립, 아태 시장의 투명성 제고를 위한 규제 개혁 전략 등이 포함될 전망이다.

 

조 장관은 ‘혁신과 번영’을 주제로 한 세션 1을 주재하며 “디지털 협력을 통해 경제 성장의 기회를 포착하고, 식량안보와 자연재해 대응 등 주요 도전 과제를 함께 해결하자”고 제안했다. 그는 한국이 주도하는 ‘APEC AI 이니셔티브’를 소개하며 회원국들의 지지를 요청했다.

 

여 본부장은 ‘연결’을 주제로 한 세션 2에서 “AI 기술을 활용한 공급망 조기경보시스템 운영 경험을 공유하며, APEC 차원의 ‘공급망을 위한 AI’ 프로젝트를 추진하자”고 제안했다. 또 “내년부터 정부와 APEC 사무국 공동펀드를 통해 역내 대·중소기업 간 AI 활용 격차를 줄이는 역량 강화 사업을 본격 추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여 본부장은 기자회견에서 “공급망·디지털·환경 세 분야에서 성과를 거뒀다”며 “이들은 오늘날 통상 현안의 핵심이자 미래 경제의 축”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WTO에 기반한 다자체제를 계속 지지하지만, 현실적 제약 속에서 복수국 간 협력을 실용적 대안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조 장관은 회의 후 “경주선언 채택이 매우 근접했다”며 “자유무역 관련 표현을 포함해 막판 협상이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AMM 공동성명은 정상회의 리트리트 세션이 열리는 토요일(11월 1일)에 타결될 가능성이 높다”며 “몇 가지 쟁점이 남았지만 정상선언과 연계돼 조율 중”이라고 설명했다.

 

AMM 공동성명은 총 40여 개 항목으로 구성되며, 분야별 장관회의 논의 결과와 APEC 주요 사업, 정상회의 핵심 성과, 사무국 운영 계획 등이 담긴다.

 

APEC 외교·통상장관회의는 정상회의 의제를 최종 점검하는 사전 회의 성격을 가지며, 그 결과물인 공동성명은 정상선언문과 동시에 혹은 별도로 발표된다. 정부 관계자는 “자유무역과 디지털 협력, 공급망 안정, AI 활용 등 핵심 의제에 대한 공감대가 충분히 형성됐다”며 “경주선언 채택은 낙관적”이라고 전했다.

 

정희원 기자 happy1@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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