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즘 연일 부동산, 주식 등 다양한 자산의 가격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는 뉴스가 심심치 않게 들리고 있는데 그중에서도 안전자산의 대표인 금값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며 투자자들의 시선이 귀금속 시장에 집중되고 있다.
그런데 귀금속 시장 중 최근 금보다 더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안전자산이 있다. 바로 은이다. 지난 7월 말 국제 은 가격은 2011년 이후 13년 만에 최고가를 기록했으며 연초 이후 금이나 비트코인보다 높은 가격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 국내 은 가격도 연중 최고인 1㎏당 173만8378원을 기록했으며 이는 연 초 대비 27% 상승한 것이다.
UBS와 Citi 등 글로벌 주요 금융기관은 은 가격이 추가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은은 금과 달리 절반 이상이 산업용으로 쓰이며 친환경 에너지, 전기차, 인공지능(AI) 관련한 분야에서 필수로 사용되는 산업재로 그 수요가 지속적으로 창출되고 있다. 최근 은 전체의 수요가 약 17% 증가한 가운데 산업수요는 약 40% 가까이 증가했다.
반면 생산방식 특성상 공급 탄력성은 낮아 수요 급증에 대응하는 능력이 제한적이다. 즉 이미 수급 불균형 상태에 진입했으며 이 상황은 2030년까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현재 은 가격은 금의 90분의 1 수준으로 역사상 가장 저평가 되어있는 상태여서 금 대비 저평가된 안전자산이라는 매력이 더해져 개인 투자자의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
은의 가치는 금은비(Gold-Silver Ratio·금 1온스를 사기 위해 필요한 은의 양을 나타내는 지표)로 나타낼 수 있는데, 최근의 예로 팬데믹 기간 125까지 상승했던 금은비가 14개월 만에 65로 회귀했으며 금은비는 이와 같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장기 평균으로 회귀하는 경향을 보여 금 가격의 고공행진으로 이에 대안 자산인 은에 대한 투자가 증가하고 있다.
기술 발전과 AI 기반 인프라의 확대, 전기차 보급, 친환경 에너지 전환 기조는 향후 은 수요의 구조적 확대를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금이 주로 중앙은행 및 국가기관 중심의 수급 구조를 가지는 반면에 은은 시장 규모가 작아 개인 투자자와 민간 시장 수요에 가격이 형성되는 자산이다.
또한 은 자산은 같은 안전자산인 금 자산보다 훨씬 저렴해 소액투자로 진입하기 용이하며 높은 투자 접근성을 가지고 있다.
은도 금처럼 거래소나 시중은행을 통해 실버바 형태로 구매도 가능하나 상장지수펀드(ETF) 및 은광 관련 주식에 직접 투자하는 방식으로도 투자가 가능하다. 국내 순수 은 ETF 상품은 KODEX은선물이 유일하며, 금과 은을 조합해 투자하는 TIGER금은선물 ETF나 비철금속 제련 업체에 직접 투자하는 방식의 투자도 고려해 볼 만하다.
다만 은자산은 상승 하락 추세 모두가 금보다 1.5~2배 더 높은 가격 변동성을 보이고, 금에 비해 산업재 수요가 높아 경기 침체 시에는 다른 안전자산과 달리 수요 감소에 따른 가격 하락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유의하여야 한다.
은 가격은 금 가격과 높은 상관을 보여 적절히 활용할 경우 인플레이션에 대응하고 자산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는 유용한 투자수단이 될 것이다. 금의 안정성과 은의 성장잠재력을 모두 활용하기 위해 두 금속을 모두 보유하고 장기적인 전망에 따라 자산 배분을 조정해 나가시길 추천한다.
<최영미 하나은행 Club1 도곡PB센터 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