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경주 APEC] 李, 숨가쁜 릴레이 정상회담…AI∙방산 협력 논의

캐나다 총리와 5개월만의 만남
안보국방 협력 공동성명 채택
다카이치 일본 총리와 첫 대면
셔틀 외교 기류 지속 여부 주목

이재명 대통령과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가 30일 경북 경주시 한 호텔에서 한-캐나다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이재명 대통령이 30일 캐나다, 호주, 일본 등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방한한 회원국 정상들과 연쇄 정상회담을 갖고 인공지능(AI)·첨단기술·방산 등 국제적 협력 강화에 나섰다.

 

 대통령실 등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이날 캐나다를 시작으로 뉴질랜드, 태국, 베트남, 호주, 일본 등 주요국 정상들과 릴레이 양자회담을 열고 AI 등 첨단기술, 경제∙안보, 안보∙국방, 에너지 공급망, 핵심광물 등 주요 현안들을 논의하며 아∙태 지역의 지속 가능한 번영을 위한 협력을 재확인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APEC 정상회의 개최지인 경주의 한 호텔에서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와의 정상회담 및 오찬을 시작하는 것으로 숨가쁜 외교 일정에 들어갔다. 양국 정상은 AI, 국방, 경제, 문화 등 상호 관심사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를 진행했다.

 

 캐나다는 6∙25 전쟁 참전국으로 우리의 전통적 우방국이자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다. 이 대통령은 취임 직후 캐나다의 초대로 G7(주요 7개국) 정상회의에 참석한 바 있다. 이번 카니 총리의 공식 방한으로 양국 정상의 상호 방문이 5개월 만에 완성됐다.

 

 회담 이후 양 정상은 안보·국방 분야에서의 협력 방안을 담은 ‘한·캐나다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캐나다가 인도·태평양 지역 국가와 이 파트너십을 수립한 것은 처음이다.

 

 이에 따라 양국은 국방 및 방위산업 협력을 확대하기로 했으며 양국의 관련 기업의 새로운 기회 창출 노력을 뒷받침하기로 했다. 특히 캐나다의 경우 60조원 규모의 잠수함 건조 및 유지보수 사업 발주를 준비하고 있는데, 한국 기업들 역시 참여 의향을 밝히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성명 내용이 더욱 주목된다.

 

 나아가 양국의 ‘군사·국방 비밀정보보호 협정’ 관련 협상도 실질적으로 타결됐다. 이 협정이 발효되면 국방 조달이나 방산 관련 협력을 확대할 기반이 마련된다.

 

 이 대통령은 또 이날 오후 다카이치 사나에 신임 일본 총리와도 첫 정상회담을 가졌다. 다카이치 총리가 지난 21일 취임한 이후 첫 만남이다.

 

 이번 회담에선 이 대통령은 이시바 시게루 전 총리와 셔틀 외교를 조기에 복원하며 보여준 한일 정상 간 ‘케미’를 우익 성향으로 꼽히는 다카이치 총리와도 이어갈 수 있을 지가 관건이었다. 다카이치 총리는 강경 보수 성향으로 알려졌지만, 취임 이후 한일 협력을 중시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외에 이 대통령은 크리스토퍼 럭슨 뉴질랜드 총리,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 르엉꽁 베트남 국가주석, 아누틴 찬위라꾼 태국 총리와도 만나 상호간 협력 의지를 다졌다.

 

 한편 한미 정상회담 결과는 다음달 1일로 예정된 이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간 회담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이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핵추진잠수함 필요성을 언급하면서 “디젤 잠수함은 잠항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북한이나 중국 측 잠수함에 대한 추적 활동에 제한이 있다”고 한 발언이 테이블 위에 오를 가능성도 있다. 


노성우 기자 sungcow@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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