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관세협상 타결 소식에 코스피가 사상 처음으로 장중 4100선을 돌파했다. 4080선대로 마감하면서 역대 종가 기준 최고 기록도 갈아치웠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24.80(0.61%) 오른 4105.95로 출발해 전날 기록한 장중 역대 최고치(4084.09)를 단숨에 갈아치웠다. 이후 수직 상승해 4146.72까지 올라 또다시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으나 오후 들어 상승분을 일부 반납해 최종 5.74포인트(0.14%) 오른 4086.89로 거래를 마감했다. 종가 기준 역시 역대 최고 기록이다. 반면 코스닥은 10.73포인트(1.19%) 내린 890.86에 장을 마쳤다.
코스피가 장중 사상 최고치를 돌파한 건 한국과 미국의 관세협상이 전격적으로 타결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지난 29일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양국간 이견이 컸던 대미 투자액과 관련해 세부 방안에 마침표를 찍었다. iM증권은 “미중관계 개선 기대감이 높아졌고, 한미는 관세 협상 합의에 성공했다”며 “국내 증시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관세협상 수혜주인 반도체·자동차·조선·방산주가 급등세를 나타냈다. 현대차는 28만원까지 올라 52주 신고가를 기록했해으며 최종 6.90% 상승했다.
이날 미국 뉴욕증시에서는 기술주 중심 나스닥 지수가 사상 최고가로 마감하면서 반도체 투톱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강세를 이어갔다. 시가총액 1위 삼성전자는 3분기 반도체 부문 호실적 발표와 엔비디아 공급 공식화로 장 초반 한때 10만5800원까지 올랐으나 최종 3.58% 오른 10만4100원에 거래를 마쳤다. 2위 SK하이닉스도 57만원까지 올라 최고가를 경신했다. 최종 1.79% 오른 56만8000원을 기록했다.
또한 한미 조선 협력 프로젝트 마스가(MASGA) 대표 수혜 종목인 한화오션도 큰 폭의 상승세를 기록했다. 한때 15만2400원까지 오르며 최고가 기록을 새로 썼다. 한화오션 주가가 15만원을 넘어선 건 사상 처음이다.
코스피가 연일 새 역사를 쓰자 글로벌 투자은행(IB) JP모건이 1년 내 5000을 넘어 6000 달성도 가능하다는 장밋빛 전망을 내놨다. JP모건은 지난 28일 발표한 ‘코스피 5000 달성 유력’ 보고서에서 “12개월 기준 코스피지수 목표치를 5000으로 상향하고, 강세 시나리오 하에서는 6000까지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이어 “최근 급격한 상승에도 불구하고 코스피지수의 주가수익비율(PER)과 주가순자산비율(PBR)은 각각 13.2배, 1.34배로 아시아 평균치(16.1배, 2.15배)보다 낮다”고 지적하면서도 “한국 정부 정책과 관련한 국내 주식의 디스카운트 해소 이슈가 아직 현 주가에 전혀 반영되어 있지 않았다. 디스카운트 해결 호재가 증시를 부양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현정민 기자 mine04@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