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경주 APEC] 천년수도 경주서 한미정상회담…트럼프 “코리아, 조선업 마스터” 엄지에 이재명 “평화왕 면모 한반도에도”

- 금관 모형 선물, 한국 최고 훈장인 무궁화 대훈장 수여
- 피스메이커 조력하겠다는 '페이스메이커론' 재차 강조

이재명 대통령이 29일 경주국립박물관에서 한미정상회담을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천마총 금관 모형을 선물하고 있다. 뉴시스

 

 “한국은 조선업의 대가(Master)” “평화를 이끌어내는 능력을 한반도에서도”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약 두 달 만에 다시 만났다. 29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개최지인 경북 경주에서 열린 한미정상회담을 통해서 재회한 두 정상은 서로의 나라를 치켜세우며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회담을 진행했다.

 

 양 정상은 지난 8월26일에도 미국 워싱턴D.C에서 대좌한 바 있다. 이번 방한으로 역대 최단기간 내에 한미 정상의 상호 방문이 이뤄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을 2회 국빈으로 방한하는 첫 외빈으로 기록됐다.

 

 앞선 일본 방문 일정을 마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원을 타고 김해국제공항에 도착했다. 그 뒤 전용 헬기 ‘마린원’과 전용 리무진 ‘더 비스트’를 갈아타면서 정상회담 장소인 국립경주박물관에 도착했다. 전날 경주에 먼저 도착한 이 대통령은 전통 취타대와 함께 입장하는 트럼프 대통령을 박물관 천년미소관 앞에서 맞았다. 

 

 대통령실은 국빈방문 형태로 방한한 트럼프 대통령에게 특별 제작한 금관 모형을 선물하고 한국 최고 훈장인 무궁화 대훈장을 수여했다. 이 대통령은 “대한민국 국민이 대통령님께 각별한 감사의 마음을 담아 드리는 것”이라고 말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대단히 감사하다는 말을 연발하면서 “너무나 아름다운 선물이다. 소중히 간직하겠다. 굳건한 (한미)동맹관계가 지속될 것”이라고 화답했다. 

 

 이후 양국 정상과 정부 주요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오찬을 겸한 한미정상회담이 시작됐다. 양국의 조선업 협력, 한미동맹 현대화, 한반도 평화 의제 등 굵직한 현안들이 언급됐다.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일 경북 경주국립박물관에서 한미 정상회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시스

 

 우선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을 조선업의 대가(master)로 표현하며 협력을 반겼다. 이 대통령은 “조선 협력을 적극적으로 해나가겠다”고 화답하며 “양국 경제에 도움이 될 뿐 아니라 한미동맹을 실질화하고 심화하는 데에도 크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양국 관세협상과 맞물린 대미 투자와 관련해서도 “대미투자 및 구매 확대를 통해 미국의 제조업 부흥을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한미동맹의 현대화도 의제에 올랐다. 이 대통령은 “미래형 포괄적 전략동맹으로 발전해야 한다. 대한민국도 방위비 증액과 방위산업 발전을 통해 자체적 방위역량을 대폭 키울 것”이라고 약속하는 동시에 “핵추진잠수함의 연료를 우리가 공급받을 수 있도록 결단해달라”고 요청했다. 

 

 한반도 평화 의제와 관련해서 이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피스메이커 역할을 하면 조력하겠다는 ‘페이스메이커론’을 재차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취임한 지 9개월이 됐는데 지금까지 전 세계 8곳의 분쟁지역에 평화를 가져왔다”고 치켜세웠다. 이어 “그 위대한 역량을 한반도에도 평화를 만들어내는 큰 업적으로 남기면 세계사적으로도 큰일을 이루는 것”이라며 “대한민국 국민들로서도 정말로 오래된 큰문제를 해결하는 큰 성과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번 방한 중 트럼프 대통령이 기대했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깜짝 회동은 무산된 것으로 보인다. 이에 이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과 회담을 요청하고 언제든지 받아들일 수 있다고 말씀한 것 자체만으로도 한반도에 상당한 평화의 온기를 만들어내는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난 김정은을 매우 잘 안다. 우리는 매우 잘 지낸다. 정말 시간을 맞추지를 못했다”며 “상황을 바로잡기 위해 김정은, 그리고 모두와 매우 열심히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재림 기자 jami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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