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행위 대응” vs “적반하장”…한화세미텍·한미반도체 갈등 격화

TC본더 기술 놓고 맞소송으로 번져

한화세미텍의 TC본더 SFM5-Expert. 한화세미텍 제공

고대역폭메모리(HBM) 필수 제조 장비인 TC본더를 둘러싼 한미반도체와 한화세미텍의 기술특허 공방이 맞소송으로 번졌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세미텍은 최근 TC본더의 핵심 기술과 관련해 특허권을 침해받았다며 한미반도체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지난해 12월 한미반도체가 한화세미텍을 상대로 TC본더 특허권 침해 소송을 냈는데, 한화세미텍이 근 1년 만에 맞불을 놓은 것이다.

 

TC본더는 인공지능(AI) 반도체용 HBM을 제조하는 데 필요한 핵심 장비다. HBM은 D램을 여러 개 쌓아 올리는 방식으로 만드는데, D램에 열과 압력을 가해 고정하는 공정에 TC본더가 쓰인다.

 

한화세미텍은 이번 소송에서 한미반도체의 HBM3E용 TC본더에 탑재된 부품 일부를 문제로 삼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화세미텍 관계자는 “진행 중인 소송으로 구체적인 내용을 밝히기는 어렵다”면서도 “장비의 핵심 기술 보호와 기술 탈취 및 도용 등 불법 행위에 대한 강력 대응 차원에서 이번 특허 침해 소송을 제기했다”고 설명했다.

 

양사 모두 SK하이닉스를 주요 고객사로 두고 있는 만큼 소송 결과에 따라 향후 경쟁 구도에도 영향이 있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한미반도체는 공식입장을 통해 “이번 소송은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적반하장 소송”이라며 “당사가 한화세미텍의 기술 침해에 대해 정당한 법적 대응을 하자, 이에 맞서 역고소를 제기한 것은 후안무치한 행동”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한미반도체는 TC본더 시장 글로벌 1위 기업으로, 업계 최초로 관련 장비를 상용화한 이래 독자적인 원천기술과 최장 업력을 보유하고 있다”며 “당사는 법적 절차를 통해 정당한 권리를 보호하고, 앞으로도 기술 혁신과 고객 신뢰를 최우선으로 하겠다”고 전했다.

 

이화연 기자 hy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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