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말 FTA 협상 최종 타결이 갖는 의의

이재명 대통령과 안와르 이브라힘 말레이시아 총리가 27일(현지 시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컨벤션 센터에서 한-말레이시아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뉴시스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정상회의에 참석했던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27일 안와르 이브라힘 말레이시아 총리와 첫 정상회담을 갖고 방산을 비롯한 전략산업 분야 협력 강화에 합의했다.

 

양국은 이번 회담을 계기로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을 최종 타결하고, 방위산업 협력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에 따르면, 두 정상은 이날 오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만나 FTA 체결을 기반으로 교역·투자 확대뿐 아니라 디지털, 인공지능(AI) 등 미래 전략산업 분야에서의 협력을 가속화하기로 뜻을 모았다.

 

안와르 총리는 “한국은 말레이시아 국방력 강화를 위한 신뢰할 수 있는 핵심 파트너”라며 “이번 방산 MOU를 계기로 양국 간 방위산업 협력이 한층 강화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양 정상은 또한 방산 외에도 스마트 인프라, 에너지 전환 등 미래지향적 분야에서의 협력 잠재력에 공감하며 협력 범위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

 

한-말레이시아 FTA 협상은 2019년 중단됐다가 지난해 3월 재개된 이후 여섯 차례의 협의를 거쳐 이번 정상회의에서 최종 타결됐다. 이를 통해 자동차, 철강, 화학 등 한국의 주력 산업 분야 개방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말레이시아는 아세안 회원국 가운데 한국의 세 번째 교역국이자 네 번째 투자 대상국이다.

 

말레이시아는 이번 회담을 계기로 한국과 두 번째 방산 협력 MOU를 체결했다. 양국은 단순한 무기 조달을 넘어 FA-50 경공격기 2차 도입 사업 등 협력 프로젝트를 확대하고, 방산 공동위원회를 정례적으로 운영하기로 했다.

 

이 대통령은 또한 한반도의 평화와 공동 번영을 위한 한국 정부의 노력을 설명하며 말레이시아의 지지와 협력을 요청했다. 이에 안와르 총리는 “한반도 평화 구축을 위한 한국 정부의 노력을 지지하며, 아세안과 국제사회와 함께 적극 협력하겠다”고 화답했다.

 

강 대변인은 “두 정상은 민주주의와 사회·경제 발전을 위한 서로의 경험과 비전에 공감하고, 신뢰와 우정을 바탕으로 양국 관계를 한층 발전시켜 나가길 기대했다”며 “앞으로도 정상 간 교류를 지속해 나가기로 했다”고 전했다.

 

이번 협정 타결은 양국 경제협력 관계를 한 단계 도약시키는 중요한 전환점이다. 우선, 이번 협정을 통해 자동차·철강·화학 등 우리나라의 주력 산업 분야가 새롭게 개방됨으로써 한국 기업의 시장 진출 기회가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말레이시아는 아세안 회원국 중 세 번째로 큰 교역국이며, 전략적 입지를 가진 교두보 국가다. 따라서 이번 FTA는 한국이 아세안 시장 전반으로 진출하는 데 발판이 될 뿐 아니라, 공급망 안정과 무역 다변화에도 기여할 전망이다. 또한 디지털·AI 등 미래 산업 협력 기반이 강화됨으로써 양국은 단순한 교역을 넘어 첨단 산업 동반 성장의 길로 나아가게 된다.

 

김재원 기자 jkim@segye.com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egyebiz.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