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령화 시대로 향하는 금융권]일본의 고령화, 금융권 변화는 어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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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초고령화 사회에 진입할 예정이다. 이에 금융권은 대비책 마련에 집중하고 있다. 한국보다 앞서 고령화를 경험한 일본 금융의 지원 사례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는 제언도 나온다.

 

 최근 금융감독원 도쿄사무소는 ‘고령화에 따른 일본 금융기관(은행)의 과제 및 대응사례’를 발표했다. 금감원 도쿄사무소는 한국보다 먼저 급속한 고령화를 겪은 일본의 사례를 설명하며 한국 금융기관들이 고령층 관련 상품과 금융 및 비금융 서비스 개발·제공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일본은 2007년 고령자가 전체 인구의 20% 이상을 차지하는 초고령화 사회에 진입했다. 세계적으로도 빠른 일본의 고령화 추세에 2040년엔 고령화율이 약 35%까지 상승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한국 역시 고령화가 급속도로 진행 중이다. 통계청의 ‘2023 고령자 통계’에 따르면 2025년 65세 이상 고령인구가 전체 인구의 20.6%를 차지해 초고령화 사회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고령화를 경험한 일본 금융권은 고령층 금융지원과 관련해 정책, 상품, 서비스 등 다양한 측면에서 변화를 꾀했다. 일본 정부는 금융행정방침(연간업무계획) 등을 통해 고령층 대상 금융상품·서비스 제공을 촉진하고 있다. 이에 서일본시티은행은 가족 중 지정한 대리인에게 고령 고객층의 재산 관리를 맡기는 신탁 상품을 제공하고 있고, 미쓰이스미토모은행은 치매를 대비해 대리인을 사전 신고한 뒤 치매 발생 시 대리인이 금융업무를 처리하는 서비스를 지원하고 있다.

 

 또한 서일본시티은행 등 다수 은행들은 가족이 앱을 통해 고령 고객층의 예금계좌 잔고, 거래명세 등을 조회하거나 고액 출금 시 가족에게 통지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또 다른 은행은 고령 고객층 전담직원을 배치하고, 직원이 고령 고객의 자택을 방문해 상담 및 은행업무를 볼 수 있도록 돕고 있다.

 

 더불어 일본 은행들은 고령층을 위한 비금융서비스도 강화하고 있다. 히로시마은행은 주택개량, 고령자용 주택 소개, 성묘 대행 등 비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제휴기업을 소개하고 있다. 조요은행은 생활 전반에 관한 고객의 요구를 파악해 보험이나 보안서비스 등 적합한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또 상속 상담, 유언 작성, 부동산 정리, 장례식장 예약 등의 서비스로 웰다잉(Well-dying)을 지원하고 있다.

 

 또한 일본의 보험업계도 고령화에 맞춰 발 빠르게 변화했다. 대형 보험사들은 성장 가능성이 높은 요양 시장에 인수합병(M&A) 및 자회사 설립으로 진출해 수익원을 확장했다. 보험사의 요양 자회사들은 시설요양과 재택요양 등 종합적인 요양 서비스와 함께 보험 계열사를 통한 간병보험과 요양 서비스 상담, 치매 예방 프로그램 등 부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일본은 인구감소와 고령화로 다양한 금융·비금융 서비스를 시도하고 있다”며 “국내 금융사도 핵심 고객층으로 부상할 고령층 시장에 주목해 특화 상품과 서비스를 확충하는 등 구조적 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최서진 기자 west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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