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대선은 높은 정권교체 여론과 성장을 강조하는 실용주의 기조의 공약으로 중도층 지지율을 흡수한 이재명 대통령이 최종 49.4%의 득표율을 획득하며 당선됐다. 민주당 의석 수가 58%에 달하는 현 입법 환경에서 이재명 정부의 공약 추진력은 매우 높은 상황이다.
과거 여당 의석 비율이 과반 이상이던 정부(노무현, 이명박, 박근혜)의 공약 이행률은 40% 이내로 그 외 정부들(19%) 대비 상당히 높은 편이다. 새 정부는 지역화폐 발행 등 내수 경기 진작을 위한 2차 추경, 미국과의 통상 협상 등 경제 현안을 우선 추진하는 한편, 이전 정부에서 거부권이 행사된 법안이 빠르게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새 정부는 경기 급하강 국면에서 대내외 복합위기상황 해결이라는 과제를 안고 출발했다. 정치적 불확실성에 따른 내수 위축과 미 관세 충격에 따른 수출 부진, 지역불균형과 첨단 기술 경쟁력 약화 등 구조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연간 0%대 성장률이 전망되는 상황이다.
이 대통령은 경제 강국을 1호 공약으로 내걸고 내수경기 회복과 산업 육성을 강조했다. 이를 위해 2차 추경을 시작으로 경기 부양을 위한 적극적 재정 정책을 펼치는 한편, 인공지능(AI)과 방산 등 전략 산업을 국가 주도로 투자와 제도 지원 등 육성을 강조했다.
특히 부동산은 시장 안정에 중점을 두고 AI와 신재생, 제조업 등에서 금융 기회 확대에 중점을 두고 있다. AI 100조원 투자 등 AI 산업을 적극적으로 육성하고, 에너지 믹스에 기반한 산업 경쟁력 확보, 지역균형발전에 기반한 제조업 경쟁력 부활 등이 산업 공약의 주요 내용이다.
부동산은 규제 완화 기조를 유지하는 한편 실수요 중심의 공급 확대를 추진하고, 주로 지방을 대상으로 거래 활성화를 유도하고, 임대시장 안정을 위한 제도를 보완할 예정이다. 금융업에서는 서민 친화적 입장을 유지하고, 금융사의 공적 역할을 강조하고 있다. 상법 개정 등을 통한 소액주주 보호가 강화되고 불공정행위 근절 등이 계획돼 있으며, 소상공인 재정 지출·제도 개선을 통해 소상공인 금융 지원을 확대할 계획이다.
예대마진 사업의 수익 하방 압력이 증대되는 반면, 투자 영역에서 기회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은행은 가산금리 인하, 수수료 감소, 상생금융 등 비용 부담이 확대될 전망이다. 그러나 정책대출을 포함한 소상공인 및 중기대출 등 가계보다 기업 영역에서 대출, 신규 고객 등 기회가 상대적으로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대통령이 증시와 벤처투자 시장의 활성화를 약속한 만큼 금리 인하와 맞물려 브로커리지, 비수도권 및 AI 등 벤처투자 관련 영업 기회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새 정부의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정책은 상법개정, 자사주 소각 의무화 등 강제성을 띠는 부분이 기존 밸류업 프로그램과의 차이가 있다. 이에 따라 단기적 이벤트가 아닌 장기적인 연속성을 가질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주주 환원 확대 압력은 신속한 자사주 소각 이행과 배당 정책 확대로 이어질 전망이다. 신 정부 정책의 수혜 관련 업종으로는 증권, 지주, 반도체, 전력기기, 방산, 통신, 건설, 미디어·엔터, AI·보안 밸류체인 관련주가 긍정적이며, 대선 이후 정책 실행이 확인되는 시점에 산업별 상승 모멘텀이 재차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하반기 코스피 3000포인트, 코스닥 900포인트 시대를 기대하며, 많은 투자자들에게 오랜만의 국장 상승의 희망을 보여주길 기대한다.
<최영미 하나은행 도곡PB센터 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