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주택시장 “1월 반짝”… 바닥 다지기 맞나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

 냉각된 주택시장에 봄이 온 걸까? 지난해 12월 1만4859건으로 저조했던 전국 아파트 매매 거래량이 올해 1월 1만6783건(2월 13일 계약일 집계 기준)을 기록하며 반등했다. 전국 17개 광역지자체 중 대구광역시와 경상남도, 제주특별자치도 일부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지역에서 거래가 순증 한 모습이다.

 

 한국부동산원의 전국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은 올해 들어서도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으나, 1월 4주 연속 주간 낙폭이 줄었다. 1월 2일 -0.65% 변동률에서 1월 30일엔 -0.38%로 관련수치가 감소한 것이다.

 

 조정대상지역 등 규제지역 해제와 함께 15억원 초과 주택의 주택담보대출 허용, 특례보금자리론 출시(1.30), 노후계획도시 정비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 추진(2.7) 등의 호재로 급매물에 대한 매수문의가 증가했다. 여기에 오는 3월 2일부터 규제지역의 다주택자도 주택담보대출(LTV 0% → 30%)이 허용된다. 시중금리 완화 기조와 기준금리 인상 숨고르기 전망에 대한 기대도 거래시장을 움직인 주요인으로 분석된다.

 

 최근 아파트 매매거래 중 직전거래 대비 상승 및 하락한 거래 비중에도 유의미한 변화를 읽을 수 있다. 동일한 아파트 단지의 동일 면적 주택이 반복 거래되었을 때 직전거래와의 가격 차이를 비교한 것으로 대폭 상승(직전 거래 대비 5% 이상 상승), 소폭 상승(직전 거래 대비 1~5% 상승), 보합(직전 거래와의 차이가 ±1%이내), 소폭 하락(직전 거래 대비 1~5% 하락), 대폭 하락(직전 거래 대비 5% 이상 하락) 등 5개 구간으로 구분해 비율(%)을 살펴보면 대폭하락 비율이 감소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매매거래 된 전국 아파트의 직전거래 대비 대폭상승 비율은 20.19%, 소폭상승 11.7%, 보합 9.99%, 소폭상승 15.01%, 대폭상승은 43.12%를 기록했다. 하지만 올해 1월 들어 관련수치는 각각 21.15%(대폭상승), 13.89%(소폭상승), 10.35%(보합), 15.71%(소폭하락), 38.89%(대폭하락)를 나타내며 상승 비율이 전달보다 3.15%p 증가한 반면, 하락 비율은 3.53%p감소했다. 특히 직전거래 대비 5%이상 하락한 거래 비율이 4.23%p 감소하며 급매물 소화 이후 매도인의 가격하향 조정이 숨을 고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2월(2/14 계약일 집계기준) 거래시장도 24.68%(대폭상승), 15.57%(소폭상승), 10.61%(보합), 14.97%(소폭하락), 34.17%(대폭하락)로 하락비율이 줄고 상승비율이 좀 더 회복되는 모습이 이어지고 있다.

 

 같은 기간 서울 아파트의 직전거래 대비 대폭상승 비율도 2022년 12월 10.32%에서 올해 1월 15.26%, 2월 23.81%로 증가하고 있고, 대폭하락 비율은 각각 55.16%, 43.8%, 27.62%로 감소추세를 보였다.

 

 아직 아파트 월별 매매거래 총량이 5년 평년치에 훨씬 못 미치고 있는 것은 사실이나 매수문의가 소폭 개선되고 매도인 우위의 거래시장이 매도인과 매수인간 팽팽한 가격 기 싸움으로 치열해 졌다.

 

 부동산 규제 완화와 고금리 숨고르기로 주택시장의 악재가 최악의 상황은 벗어났다는 매도자와 달리, 연 초 한차례 소화된 저가급매물 소진으로 매물가격의 매력도가 떨어진 상황, 경기둔화 우려를 감안할 때 주택구입을 주저할 수밖에 없다는 매수자의 거래 희망가격 격차가 좀처럼 좁혀지지 않고 있다.

 

 본격적인 봄 이사철을 앞두고 매도·매수인간 가격 줄다리기가 펼쳐지며 1월 반짝 회복한 주택시장이 관망 없이 지속적인 거래순증을 이어갈지 귀추가 주목되는 시점이다.

 

 기준금리 상승속도는 둔화했지만 빠른 금리인하를 기대하기 제한적인 상황에서 아파트 청약시장 냉각으로 미분양이 증가하는 등 주택시장의 다양한 지표들은 곳곳에 빨간 불이 켜졌다.

 

 전세가격 하향조정 및 아파트 초기 계약률 저하, 입주적체 등 지역별 주택시장의 흐름과 상황이 비동조화 또는 혼재되며 다가올 봄 이사철 진정한 바닥여부의 윤곽을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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