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코스피 3000’ 시대, 부양책·통화 완화 기대감 여전…선제적 리스크 대비 필요

최영미 하나은행 영업1부PB센터 부장

국내에 주식시장이 개장된 지 65년, 주가지수발표 40년 만에 ‘코스피지수 3000시대’가 열렸다.

 

코스피는 지난해말에 이어 연초에도 연일 가파르게 상승했다. 현지시각 1월 5일, 미국 조지아주 상원 선거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변동성이 나타나 잠깐 조정이 오기도 했지만 상원 선거 결과가 확정되자 곧 상승세로 돌아섰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이 상승폭을 늘리면서 대망의 3000시대를 열게 됐다.

 

지금의 주식시장은 풍부한 유동성이 자산시장에 유입되면서 자산가격의 상승으로 나타났다. 기업의 적극적인 신성장 산업에 대한 투자 및 이에 따른 성과 기대가 시장에 반영됐다고도 할 수 있다.

 

올해 한국의 예상 경제성장률은 3.0%(한국은행 기준)이며, 코스피 예상 영업이익은 177조9000억원으로 펀더멘탈은 양호할 것으로 보인다.

 

전 세계적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은 계속 이어지고 있으며 변종 바이러스의 발견으로 이에 대한 우려가 상존하고 있지만, 여전히 투자심리는 긍정적이다.

 

특히 미국에서 조 바이든 행정부가 출범하면서 추가적인 경기부양책과 완화적인 통화정책에 대한 기대감은 지속되고 있다. 바이든, 재럿 옐런, 콜린 파월의 3각 편대로 유동성이 지속 공급될 것이라는 전망은 신흥국 증시 수급에 긍정적이다.

 

또 하나 중요한 올해의 이슈는 코로나19와 맞물린 산업의 구조 변화다. 코로나19는 우리 생활 전반에 많은 변화를 일으켰으며, 이는 곧 글로벌 산업구조의 변화도 가속화시켰다.

 

우리나라도 정보기술(IT)을 중심으로 한 4차 산업의 성장이 두드러지는 모습이 이미 나타나고 있다. 반도체 산업의 빅사이클, 4차산업, 언택트 산업과 친환경 그린산업 등은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수요가 이어질 수밖에 없고, 이를 중심으로 한 산업의 재편이 필연적이라고 생각되므로 관련 종목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다만 올해 증시에 ‘장밋빛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니다. 코로나19로 인한 실물 경기와 금융의 괴리는 자산가치의 조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는 존재한다.

 

현 시장이 실물경제가 좋아서 주가가 오른것은 아니기 때문에 조그마한 외부 충격에도 거품이 꺼져 낙폭이 커질 수 있으니 신중하게 대비해야 한다.

 

특히 작금의 유동성 장세에 금리인상은 치명적이다. 이미 미국에서는 과다 유동성으로 인한 인플레이션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인플레이션을 막기 위해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접으면, 뉴욕증시를 시작으로 글로벌 증시가 큰 충격을 받을 수 있다. 

 

이미 과다한 부채로 인한 주식 등 자산시장의 버블을 우려하는 목소리는 많다. 한계기업의 채무불이행 염려도 커지고 있다. 

 

따라서 우호적인 시각으로 한 해를 시작하되 선제적으로 리스크를 대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우선 주가가 가파르게 상승한 기업의 밸류에이션을 점검하고, 재평가해야 한다. 기대감에 걸맞는 실적을 내고 있는지 면밀히 살필 필요가 있다. 동시에 해당 기업의 재무 구조도 꼼꼼하게 따져보는 게 바람직하다. 

 

아울러 산업 구조의 변화에 따른 업종의 리벨런싱, 그리고 리스크를 고려한 포트폴리오의 분산과 다변화가 필수적이다. 지금은 부진하지만, 코로나19 종식 후에는 여행, 항공 등 대면 서비스 산업이 부각될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최영미 하나은행 영업1부PB센터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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