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홍콩서 온 이메일…반등 노리는 홍콩 증시

최영미 하나은행 한남1동골드클럽 골드PB부장

매년 3월이면 홍콩에서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아트페어가 열린다.  과거 홍콩을 방문하면서 아름다운 도시의 매력에 빠졌던 나는 작년 3월 마음먹고 아트페어에 전시된 작품들을 관람하기 위해 홍콩을 방문, 활력 넘치고 화려한 도시 '홍콩'의 추억을 가득 담아 왔었다.

 

그 때가 많은 홍역을 치르기 전 마지막 모습이었을까? 얼마 후 홍콩 범죄인 인도법 반대 시위가 확산되면서 ‘홍콩 사태’가 일어나고, 홍콩은 서서히 외국인이 찾기 힘든 도시가 되어가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세계를 휩쓰는 가운데 최근 홍콩보안법 이슈로 또 다시 홍콩이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처럼 시끄러운 가운데 얼마 전 홍콩의 프라이빗뱅커(PB)에게서 눈길을 끄는 이메일을 받았다. 

 

홍콩보안법 이슈로 경제 제제 등이 부각되면서 대체 도시로 싱가폴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데, 이는 결코 쉽지 않다는 내용이었다. 

 

도시 국가 싱가폴은 말레이시아와 육로로 연결되어 있으나 인근 무슬림 문화권과 정체성이 크게 다르다. 우선 국민 구성에서 소수의 중국인이 다수의 무슬림 말레이, 인도 그리고 동남아 이주민을 지배하는 구조라 향후 민주정이 확대되면, 중국계 도시국가라는 정체성에 변화가 올 수 있다. 

 

반면 홍콩은 중국 본토 기업들의 자금조달 창구이며, 미국과 국제사회의 특별지위를 부여받아 왔다. 미국과 중국의 갈등 악화로 싱가폴과 홍콩 양 도시에 일정비율로 분산 수행되고 있는 자본시장의 비중 조정이 있을 순 있지만, 금융허브로서 홍콩의 기능 상실은 너무 나간 판단이라고 그 PB는 지적했다. 

 

금융허브 기능과 관련해 홍콩도 어려움을 겪고 있으나 싱가폴 역시 무슬림, 안보, 계층 간 갈등, 정체성 등 여러 난제가 잠재돼 있다. 현지 석학들은 두 도시 간 상호 보완의 역할 조정이 일어날 수는 있지만, 홍콩의 기능 상실은 너무 이른 이야기로 판단하고 있다. 

 

실제로 미국 정부도 홍콩의 특별지위 박탈보다는 제재 강화 수준에 그치면서 양국 간 화해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다. 

 

지난 1년간 국내에서 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홍콩H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담은 주가연계증권(ELS) 36조 정도로 이 중 약 28조가 아직 상환되지 않았다. 특히 홍콩보안법 등 미중 갈등 탓에 평가일에 조기상환 되지 않아 유동성이 묶일까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하지만 아직 중국이 상대적으로 양호한 실물경제지표를 보이고 있는 데다 중국 양회에서 발표된 경기부양정책이 집행되면 홍콩H 지수도 반등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미 홍콩H지수는 지난해 미중 무역분쟁 최고조 당시(2019년 8월) 저점인 9846선보다 낮게 형성 되어 있다. 위안화 역외환율 역시 당시 고점에 근접한 상황이어서 사실상 미중 무역분쟁 최고조 수준을 이미 반영한 것으로 분석된다. 

 

여기서 최악의 악재가 될 수 있었던 홍콩 특별지위 박탈이 이뤄지지 않은 만큼 홍콩H 지수는 바닥을 치고 회복세를 탈 것으로 기대된다. 

 

전 세계가 코로나19로 연일 시끄러운 가운데 이런 와중에도 홍콩을 무대로 한 미중 간의 힘겨루기는 양보가 없어 보여 끊임없이 새로운 이슈를 만들고 있다. 여기에 백인 경찰에 의한 흑인 청년 사망 사건이 불러일으킨 미국 폭동까지 겹쳐 6월의 변동성은 더 높아질 전망이다. 이런 변곡점을 투자에 참고하길 바란다. 

 

홍콩에 평화가 찾아오면, 금융허브로서의 위상 회복과 함께 다시 한 번 그 곳의 빛과 향기를 느끼고 싶다. 

 

<최영미 하나은행 한남1동골드클럽 골드PB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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