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하]첫 제로금리 시대 열렸다…경기 활성화로 이어질까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6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제공

 

[세계비즈=전경우∙김진희 기자] 우리나라 기준금리가 사상 첫 연 0%대로 떨어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금융시장이 요동치고 실물경제 충격이 본격화되기 시작하자 신중론을 고수하던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빅컷’을 단행한 것이다. 

 

산업계는 금리인하가 코로나19로 위축된 내수를 끌어올리고 경기 활성화로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감을 보이고 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16일 임시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기존 1.25%에서 0.75%로 0.5%p 인하했다. 한은이 임시 금통위를 열어 금리인하를 단행한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은 지난 2008년 10월 이후 약 12년 만에 처음이다.

 

앞서 지난달 27일 정례 금통위 회의에서 한은은 코로나19 사태가 이달 정점에 이르고 진정될 것이라는 전제를 두고 기준금리를 1.25%로 동결했다. 

 

하지만 사태 진정은 커녕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현실화로 금융시장과 실물경제가 동시에 흔들리기 시작하며 상황은 더욱 악화되기 시작했다. 

 

재계의 SOS 요청도 이어져 금융당국의 ‘신중론’은 끊임 없이 흔들렸다. 대한상의는 지난 12일 기준금리 인하와 임시 공휴일 지정, 2011년 일몰된 임시투자 세액공제(임투세) 부활 등이 필요함을 요청했다. 한은은 결단을 내려야 했다. 

코로나19는 국내 산업계 곳곳에 직격탄을 날렸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최근 발간한 'KDI 경제동향 3월호'에서 "코로나19 영향이 본격화한 2월에는 수출이 중국을 중심으로 부진했으며 내수도 경제심리 악화로 위축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항공∙여행업계는 위기경영을 선포하고 대응에 나섰으나 신규예약이 80~90% 급감하는 사태를 맞았다. 면세업계의 경우 가장 큰 수입원인 중국 보따리상과 중국인 관광객의 급감으로 업계 전체 피해 규모가 최소 1000억원대를 넘을 전망이다.

 

유통업계 역시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을 기피하고, 확진자가 방문할 경우 수일간 문을 닫는 일이 발생하면서 매출 감소에 직면했다. 그 외 전자∙석유∙자동차∙철강∙조선은 부품조달로 인한 생산 차질과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으로 인한 사업장 셧다운 우려에 직면해 있다.

 

특히 한국인 입국을 금지하거나 제한하는 국가∙지역은 142곳에 달하며 대외 무역 의존도가 큰 기업들의 실적을 위협하고 있는 상태다.

 

이번 기준금리 조정으로 우리 경제도 첫 제로금리(0%대 금리) 시대를 열게 되면서, 내수 진작 및 경기 활성화 기대 심리도 높아질 전망이다.

 

일반적으로 금리가 인하될 경우 은행들의 예금금리와 대출금리 역시 함께 낮아져 투자 확대에 유리하다. 또 달러∙원 환율 하락 압력을 완화해 기업들의 수출 증대에도 도움이 된다. purpl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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