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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서초사옥. |
[세계파이낸스=장영일 기자] 삼성전자가 올 2분기에 반도체와 스마트폰 부진으로 3년 만의 최저 실적을 기록했다. 하반기에도 불확실성이 존재하는 가운데 낸드 메모리와 QLED TV의 상승세에 기대를 걸어볼 만하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는 연결 기준으로 2분기 매출 56조1300억원, 영업이익 6조6000억원을 기록했다고 31일 밝혔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 감소하는데 그쳤지만, 영업이익은 55.6%나 감소했다. 역대 최고 기록이었던 작년 3분기(17조5700억원)와 비교하면 3분의 1 수준이다.
매출에서 영업이익이 차지하는 비율을 뜻하는 영업이익률은 11.8%로, 전분기(11.9%)보다 더 떨어졌다. 이는 지난 2016년 3분기(10.9%)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주력인 반도체 사업 영업이익이 3년 만에 최저치인 3조원대로 내려앉았다. 작년에 50%를 훌쩍 넘었던 반도체 영업이익률은 21.1%로 수익성도 급격히 떨어졌다. 이는 지난 2014년 2분기(19.0%) 이후 5년 만에 가장 낮다.
반도체와 실적을 쌍끌이했던 스마트폰도 부진이 심화됐다.
모바일(IM) 부문의 영업이익 1조56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1.6%나 감소했다.
갤럭시S10 판매가 예상보다 부진했고 중저가 제품 경쟁 심화, 마케팅 비용 증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실적이 기대치를 밑돌았다.
삼성전자 IM부문 분기 영업이익이 2조원을 밑돈 것은 갤럭시노트7 발화 사건이 있었던 2016년 3분기(1000억원)와 작년 4분기(1조5000억원) 이후 처음이다.
소비자가전(CE) 만이 체면치레를 했다. CE 부문은 매출 11조700억원, 영업이익 7100억원을 기록하면서 전분기와 비슷한 실적을 거뒀다.
하반기도 비슷한 흐름이 이어질 전망이다. 다행히도 업계가 예상했던 감산은 당분간 없을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는 삼성전자가 3, 4분기에도 1, 2분기와 비슷한 5조~6조원 수준의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예상한다. 메모리 가격의 하락세, 스마트폰의 부진 흐름이 이어질 것이란 분석이다.
이순학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미중 무역 분쟁은 다소 완화됐지만 일본의 전자 소재 관련 수출 규제가 변수로 부상했다"면서 "당장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업황에 직접적인 영향은 제한적이겠지만, 장기전이 될 경우 향후 예측이 매우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 메모리반도체 담당 전세원 부사장은 이날 컨콜에서 인위적인 감산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앞으로도 반도체 라인 운영은 수요 변동에 따라 탄력적으로 운영할 계획"이라면서 "현재로서는 D램의 인위적인 웨이퍼 투입 감소 등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반도체와 스마트폰 부진 속에서 낸드 메모리와 QLED TV의 분전이 기대된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 연구원은 "3분기 실적은 2분기 대비 개선될 것으로 전망한다"며 "IM 부문이 부진하다고 해도 QLED 사업이 성수기에 진입함에 따라 기존 전망치 이상의 실적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3분기 현재 낸드는 고용량 SSD, MCP 수요증가와 공급감소 등으로 재고가 정상 수준에 근접해 있다"며 "또 메모리 업체들은 3분기부터 일부 기종에 대해 가격 인상도 추진할 것으로 보여 하반기 낸드 관련 업체들은 가동률 회복과 가격 상승 효과에 따른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고 내다봤다.
이어 "하반기 QLED TV 판매량은 300만대를 상회할 것으로 예상돼 2019년 QLED TV 판매량은 510만대(작년 270만대)로 추정된다"며 "내년 삼성전자는 QLED TV의 인치별 사이즈와 가격대를 크게 확대할 것으로 전망돼 이 같은 판매 급증 추세는 내년에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jyi78@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