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물로 나온 롯데카드·롯데손보, 누구 품에 안기나

우리·KB·하나지주 등 인수 후보자 거론…점유율 확대 장점
롯데손보, 국내 매각 쉽지 않아…시장점유율 3.1% 하위권

사진=연합뉴스
[세계파이낸스=이정화 기자] 롯데그룹이 금융업 철수를 선언하고 롯데카드 등을 인수·합병(M&A) 시장에 내놓으면서 유력한 인수후보로 주요 금융지주사들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롯데카드는 롯데백화점과 롯데마트 등 그룹 유통계열사 고객을 다수 확보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점유율 확대를 노리는 금융지주들로부터 러브콜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반면 롯데손보는 상대적으로 매력이 떨어져 국내에서는 마땅한 인수자를 찾기 힘들 것이란 분석이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롯데그룹은 롯데카드, 롯데손보 등 금융 계열사 매각을 결정했다. 주된 이유는 지주사 전환 요건 때문이다.

현행 공정거래법에 따르면 금산분리 원칙에 따라 일반 지주회사는 금융 계열 주식을 보유할 수 없다. 따라서 롯데그룹은 지주사 설립 2년 이내인 내년 10월까지 금융 계열사를 매각해야 한다.

현재 롯데카드 주요 인수 후보자로 우리금융지주와 함께 KB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 등이 거론되고 있다.

우리은행은 내년초 지주사 전환 후 비은행 계열사를 적극적으로 보강할 계획이어서 롯데카드 매각설이 나올 때마다 꾸준히 인수후보자로 꼽혔었다.

다만 손태승 우리지주 회장 내정자는 자산운용사, 캐피탈 등 작은 회사부터 먼저 인수하겠다고 밝힌 바 있어 카드사 인수에 적극 나설지는 미지수다.

금융권 관계자는 "카드수수료가 또 인하되면서 미래 전망이 불투명해진 카드사보다는 덩치는 작아도 수익률이 쏠쏠한 캐피탈사 등을 먼저 노릴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KB지주는 입장에서는 롯데카드를 인수해 기존의 KB국민카드와 합병할 경우 신한카드를 제치고 업계 1위로 올라설 수 있다.  올해 6월말 기준 롯데카드의 시장점유율은 10.95%로 국민카드(16.57%)와 합치면 20%대 초반 수준의 신한카드를 뛰어넘을 수 있다.

중도에 포기하기는 했지만 오렌지라이프 인수를 추진하는 등 자금력도 풍부하다.

하나지주는 현재 외환은행 인수 및 하나은행과의 합병이 완전히 마무리돼 자금 동원 능력을 회복했다. 하나지주가 롯데카드를 인수해 기존 KEB하나카드와 합병하면 지난 2014년 이래 꾸준히 하락세를 보이는 시장점유율에서 반등을 꾀할 수 있다.

특히 롯데카드는 유통사를 다수 보유하고 있는 기업계 카드사로 은행계 카드사의 고객군과 겹치지 않는다. 은행지주사가 롯데카드를 손에 넣을 경우 중위권 카드사는 상위권으로, 2위 카드사는 1위 카드사로 올라설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롯데카드 매각시 롯데멤버스가 같이 넘어오느냐가 관건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롯데카드에서 롯데멤버스는 핵심적인 부분"이라며 "이것을 빼고 매각을 추진할 경우 매력이 크게 감소해 인수자들이 흥미를 잃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또한 롯데카드 임직원의 낮은 연봉도 인수자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일례로 하나지주는 외환은행 인수 후 6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급여차를 좁히는 인사제도 통합안에 노사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해 진통을 겪고 있다.

롯데손보는 롯데카드와 달리 국내 시장에서는 별로 인기가 없을 전망이다. 올해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619억원이고, 총자산은 13조3968억원(올해 6월말 기준)이다. 3.1%의 시장점유율로 하위권에 머물고 있고 이렇다 할 특장점이 없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손보사는 은행과의 궁합이 별로라 금융지주사에서 노릴 가능성도 낮다"며 "옛 그린손보(현 MG손보)의 경우처럼 매수자를 찾지 못해 한참 동안 표류할 위험도 높다"고 말했다.

때문에 롯데손보는 국내 보험 면허를 노리는 해외 금융사에 매각될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다.

jh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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