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완화 덕 카드사 새 선불카드 출시…고객 저변 넓힌다

신한·삼성카드 송금·이체 가능한 선불카드 내놓아
신용카드 발급 어려운 10~20대 이용자 겨냥

 

[세계파이낸스=이정화 기자] 지난해 9월 금융위원회가 카드사 최고경영자(CEO)와의 간담회에서 새로운 형태의 선불카드 출시를 허용하면서 카드사들이 계좌이체·송금이 가능한 선불카드를 속속 내놓고 있다.

카드사들은 새 선불카드 출시를 통해 기존에 신용카드를 이용하지 못했던 10~20대 고객 등으로 고객 저변을 확대할 계획이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신한·삼성카드는 선불카드와 선불전자지급수단의 장점을 더한 새로운 결제서비스를 선보였다. 이는 규제 완화를 이용해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가장 적극적인 곳은 신한카드다. 신한카드는 지난 2월 전자지갑서비스인 FAN머니를 내놨다. FAN머니는 특정 제휴사에서만 사용가능하다는 기존 선불카드의 한계점을 보완해 온·오프라인 가맹점에서 신용카드처럼 결제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FAN머니에는 최대 50만원까지 계좌이체, 무통장입금, 포인트 등으로 충전한 후 충전금액 범위 내에서 개인간 송금, 온·오프라인 신용카드 가맹점 결제, 충전금액 선물까지 가능하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신용카드 이용이 어려운 10대에서 20대초반 고객들이 90%를 차지하고 있다"며 "카드사의 본업인 지불결제 시장에서 다양한 고객니즈에 맞춰 온·오프라인 결제 및 비회원 고객을 위한 편의성 제고 등 디지털 범용성에 주안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삼성카드는 지난 8월말 출시된 '삼성페이 선불카드'의 발급과 충전 업무를 단독으로 맡게 됐다. 삼성전자 휴대폰 갤럭시노트9에 탑재되는 전자지갑형 선불카드인 삼성페이 선불카드 역시 가상계좌 입금, 삼성전자 리워즈 포인트, 삼성카드 결제 등으로 충전이 가능하다.

삼성카드 관계자는 "주로 중·고등학생 등 10대층이 많이 이용한다"고 말했다.

아직 신용카드 사용이 어려운 10~20대들이 선불카드를 통해 특정 카드사의 고객이 되면 이들이 신용카드 발급 고객으로 유입될 가능성도 그만큼 커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에 따라 새로운 형태의 선불카드가 갈수록 규모가 줄고 있는 선불카드 시장의 반등을 이끌지 관심을 끌고 있다.

2015년 상반기 2523억원에 달했던 선불카드 이용금액은 2016년 상반기 2517억, 지난해 상반기 1657억원으로 점점 줄어들다가 올해 상반기 787억원까지 쪼그라들었다.

카드사 관계자는 "획기적인 반등을 보일 때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리겠지만 10대 및 20대 초반의 연령대에서 보편적인 지급결제수단으로 자리잡으면 선불카드 시장이 커질 여지도 있다"고 진단했다.

jh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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