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말 우리나라의 가계부채는 1021조원으로 1000조원을 넘어서 가계의 소비를 억누르고 나아가 내수 활성화에도 방해되는 큰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그동안 가계부채 연착륙 대책을 꾸준히 추진한 결과, 대출구조가 개선되고 증가속도도 둔화되는 등 가계부채 문제가 우리경제의 시스템 리스크로 확산될 위험성은 크게 완화됐다.
그러나 아직도 일시상환이나 변동금리대출 비중이 높고, 저소득층 및 영세자영업자 등의 상환능력이 악화되는 등 부문별 취약성은 여전한 상황이다.
때문에 정부는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의 내수기반 확충 분야의 핵심과제로 가계부채 개선을 설정하고, 27일 기획재정부, 금융위원회, 한국은행 등 관계기관 합동으로 ‘가계부채 구조개선 촉진 방안’을 발표했다.
◆소득 대비 부채비율 5%p 낮춘다
정부는 우선 가계의 ‘소득 대비 부채 비율’을 핵심관리지표로 설정하고, 오는 2017년말까지 현재보다 5%포인트 이상 하향 안정시키는 것을 목표로 정했다.
또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중 고정금리 및 비거치식분할상환 대출 비중을 2017년말까지 40%로 확대할 방침이다.
금리상한부 대출, 만기 5~10년의 중기 분할상환대출 등 소비자의 상환여건에 맞는 다양한 대출상품이 출시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한다.
‘고정금리이면서 비거치식 분할상환’인 주택구입자금대출에 대한 소득공제 최고한도를 현행 1500만원에서 1800만원으로 상향조정하고, 만기 10~15년 대출도 소득공제 혜택을 신규 부여하기로 했다. 이는 오는 2015년 세제개편안에 반영될 예정이다.
또 주택저당채권(MBS) 시장 활성화를 위해 주택금융공사 발행 MBS를 한은 공개시장조작(RP매매) 대상증권에 포함하고, 만기를 통합발행한다.
아울러 영세자영업자 바꿔드림론(한은 금융중개지원대출)의 지원규모를 확대하고, 연 15% 이상(현재는 20% 이상) 고금리대출까지 지원대상을 확대하기로 했다.
정부는 동시에 취약계층의 제2금융권 주택담보대출을 장기분할상환대출로 전환하는 시범사업을 올해 안에 1000억원 규모로 실시할 계획이다.
◆실질 금리 인하로 채무자 부담 완화
정부는 이를 통해 가계부채의 만기구조가 중장기로 분산될 것으로 기대한다.
김용범 금융위 금융정책국장은 “비거치식 분할상환대출 비중을 2017년말 40%까지 확대해 가계부채의 연도별 만기도래액을 분산시킴으로써, 가계부채의 차환위험을 줄이고 만기집중에 따른 시스템리스크를 완화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세제혜택 확대, 주택금융공사 MBS 수요 확대 등으로 고정금리 대출의 실질금리가 하락함에 따라 소비자들을 고정금리대출로 끌어들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정부에 따르면, 대출원금 2억원, 금리 5% 가정 시 약 0.4%포인트 수준의 실질금리 인하 효과가 있다고 한다. MBS와 국고채간의 스프레드도 0.1%포인트 축소돼 추가금리 인하 여력이 확보될 것으로 전망된다.
보증금 4억원 초과 고액 전세에 대한 정부지원을 조정함으로써 현재 벌어지는 전세로의 쏠림 현상을 완화하고, ‘자가-전세-월세’ 주거형태 간 균형도 이끈다.
김 국장은 “임대차시장 선진화 추진, 고액전세 보증 제한 등을 통해 전세수요의 매매 또는 월세 전환을 유도함으로써 과도한 전세쏠림 현상이 완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한 바꿔드림론의 공급을 연간 1400억원에서 연간 2000억원 이상으로 확대하고, 지원대상 고금리대출 기준을 종전 연 20%에서 15%로 완화함에 따라 약 2조7000억원의 고금리대출이 신규 지원혜택 수혜를 입을 것으로 보인다.
연 15% 이상 고금리가 연 8~12% 수준으로 인하되는 것은 특히 영세자영업자의 이자 부담이 경감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여겨진다.
정부는 가계부채 안정화 및 가계 채무상환부담의 실질적 축소에도 기대감을 나타냈다.
김 국장은 “분할상환 및 고정금리 중심으로 대출구조가 개선됨에 따라 가계부채의 시스템리스크가 완화되고, 가계 채무상환부담도 축소될 것”이라며 “이를 통해 가계의 ‘소득 대비 부채비율’의 상승세를 차단, 2017년말까지 현재보다 5%포인트 하향 안정화될 수 있는 전기가 마련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했다.
안재성 세계파이낸스 기자 seilen78@segyef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