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즈 바이러스가 어린 생명들을 구했다

유전조작한 에이즈 바이러스(HIV)를 치료용  유전자 운반체로 이용해 두 종류의 희귀한 소아유전질환을 치료하는 임상시험이  성공을 거두었다.

이탈리아 산 라파엘레 텔레톤 유전자치료연구소(밀라노 소재)의 루이기 날디니 박사는 희귀 유전질환인 이염성 백질영양장애(MLD: Metachromatic leukodystrophy) 아이 3명과 비스코트·올드리치 증후군(WAS: Wiskott-Aldrich-Syndrom) 아이 3명을 환자 자신의 골수줄기세포와 HIV로 만든 렌티바이러스 운반체(lentiviral vector)를 이용해 치료하는 데 성공했다고 AFP통신과 영국의 BBC뉴스 인터넷판이 11일  보도했다고 연합뉴스가 전했다.

이 6명의 아이는 유전자치료 후 18~32개월이 지난 현재 거의 완치상태를 보이고 있다고 날디니 박사는 밝혔다.

이를 계기로 미국의 18세 대사장애 유전질환 환자 제시 겔싱어가 유전자치료 후 다발성 장기부전으로 사망한 1999년 이후 거의 중단되다시피한 유전자치료가 활력을 되찾을 것으로 보인다.

날디니 박사는 WAS 아이 3명으로부터 골수줄기세포를 채취한 뒤 HIV의 유전자를 뺀 일부 구조단백질만으로 만든 렌티바이러스 운반체에 WAS를 치료할 수 있는  온전한 유전자를 실어 골수줄기세포를 감염시킨 뒤 이를 다시 아이들 몸에 주입했다.

이 아이들은 치료 후 20~32개월이 경과한 현재 혈소판이 증가하고 면역기능을  개선되었다.

이 유전질환은 WAS유전자 변이로 면역체계에 결함이 생겨 감염과 출혈이 잦고  자가면역질환과 암 위험이 높아지는 병이다.

날다니 박사는 같은 방법으로 MLD 아이 3명도 치료했다. 이들은 치료 후 18~24개월이 경과한 현재 아릴술파타제-A(ARSA) 효소의 결핍이 해소되고 이 효소의 분비가 정상인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 효소가 결핍되면 뇌와 척수기능이 서서히 마비되면서 몇 년 안에 사망하게  된다. 이 두 유전질환의 임상시험 결과는 모두 미국의 과학전문지 사이언스(Science) 최신호(7월11일자)에 발표됐다.

세계파이낸스 뉴스팀 fn@segyef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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