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국부펀드들이 최근 부동산 투자를 늘리고 금융·에너지 등의 투자는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6일 영국 싱크탱크 '더시티UK'(TheCityUK)와 삼성경제연구소 등에 따르면 작년 세계 국부펀드가 외부 운용사 등을 통하지 않고 부동산에 직접 투자한 자금은 전년보다 36.4% 늘어난 약 100억 달러(약 11조원)로 추산됐다고 연합뉴스가 전했다.
반면 작년 금융, 에너지 부문에 대한 직접투자는 각각 77.1%, 46.8% 감소했다.
이에 따라 국부펀드의 직접투자에서 부동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2011년까지 금융, 에너지에 이어 3위에 머물다 작년 들어 에너지를 제치고 2위로 뛰어올랐다.
이 같은 투자 비중 변화는 금융위기 이후 세계 주요국들의 양적완화 정책으로 국채 시장의 초저금리가 지속하고 주식 시장은 심한 변동성을 보이는 등 금융자산의 수익성 전망이 악화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에너지 투자도 세계 경제의 부진에다 저렴한 미국 셰일가스 개발 등으로 전망이 밝지 않다는 판단 때문에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
반면 부동산은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기대할 수 있으며, 현금화하기 어렵다는 단점도 장기투자 위주인 국부펀드의 성격상 큰 문제가 안 된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세계 최대 국부펀드인 노르웨이 글로벌정부연금펀드(GPFG)는 앞으로 부동산에 300억 달러 이상을 투자, 현재 0.7%인 부동산 비중을 오는 2020년까지 5%로 확대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 제3위의 국부펀드인 중국 국가외환관리국(SAFE)도 선진국 국채 등 안정적 투자 일변도에서 탈피, 작년 영국의 사무용 빌딩 등 부동산·인프라에 약 16억 달러 이상을 투자하는 등 부동산 투자를 늘리고 있다고 국제금융센터는 전했다.
특히 최근 국부펀드들은 뉴욕·워싱턴DC 등 미국 대도시의 우량 부동산 투자를 늘리고, 유럽 은행들이 부실채권을 정리하려 내놓은 대량의 부동산 매물 등 남유럽 부실 자산에서도 저가 매수의 기회를 찾고 있다고 삼성경제연구소는 소개했다.
또한, 대도시 사무용 빌딩 위주에서 산업단지, 학교시설, 물류창고 등 다른 부동산으로 투자 대상을 다변화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세계 국부펀드들의 운용 자산 규모는 작년 말 현재 약 5조2천억 달러(약 5천700조원)로 전년보다 약 8.3% 증가했다.
또한, 올해 말에는 약 5조6천억 달러로 7.7%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국부펀드 자산 규모는 지난 2009년 세계 금융위기의 여파로 -2.9% 성장한 것을 제외하곤 2000년대 들어 매년 계속 성장, 최근 10년간 약 4.2배로 불어났다.
이에 따라 작년에도 앙골라, 파나마, 호주, 카자흐스탄이 국부펀드를 설립했고 일본, 인도, 대만, 볼리비아 등도 신규 설립을 검토하는 등 신규 국부펀드도 늘고 있다.
앞으로도 신흥국의 원자재 등 상품 수익과 경상흑자 증가 등에 힘입어 국부펀드 자산 규모는 오는 2016년 8조6천억 달러로 현재보다 약 60% 이상 증가할 것으로 스위스 UBS 은행은 전망했다.
수익률에서는 노르웨이 GPFG가 2011년 -2.5%에서 작년 13.4%로 대폭 흑자 전환했으며, 세계 5위인 중국투자공사(CIC)도 2011년 -4.3%의 손실을 봤다가 작년 10.7%의 수익률을 올리는 등 실적이 나아졌다고 국제금융센터는 전했다.
국부펀드 순위에서는 노르웨이 GPFG가 자산 6천640억 달러로 1위였고 아부다비 투자청(ADIA), 중국 SAFE, 사우디아라비아 통화청(SAMA) 포린홀딩스, 중국 CIC가 2∼5위를 차지했다.
국가별로는 중국이 자산 1조4천900억 달러로 세계 국부펀드 자산의 28.6%를 차지했고, 아랍에미리트(16.0%), 노르웨이(13.0%), 사우디(10.0%), 싱가포르(8.0%)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세계파이낸스
뉴스팀 fn@segyef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