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란 전쟁] 韓 증시 흔드는 트럼프 ‘입’

올들어 8번째 사이드카 발동
“변수에 민감…기초체력 키워야”

10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지수가 표시돼 있다. 뉴시스
10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지수가 표시돼 있다. 뉴시스

 

 중동 정세와 국제유가 흐름이 하루 단위로 급변하면서 국내 자본시장이 10일 또다시 극심한 변동성에 시달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이란 전쟁 종료 임박 발언에 전날 급락했던 코스피는 하루 만에 급반등하며 하락분을 대부분 만회했다. 하루가 멀다하고 사이드카가 발동되자, 주식 토론방에선 “이제 사이드카가 없으면 뭔가 하루가 허전하다”는 말까지 나온다.

 

◆트럼프, 조기 종전 시사에 코스피200선물 6%↑…매수 사이드카 발동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는 전장보다 280.72포인트(5.35%) 뛴 5532.59에 장을 마쳤다. 전날 6% 급락했던 지수는 이날 5.17% 오른 5523.21로 장을 시작했다. 개장 직후인 오전 9시 6분 코스피200 선물가격이 6% 이상 급등하면서 유가증권시장에서 5분간 프로그램매매 매수호가의 효력을 정지하는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반대로 전날에는 전쟁 장기화 우려에 유가까지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하면서 개장 직후부터 지수가 급락해 오전 9시 6분 매도 사이드카 조치가 발동된 바 있다. 이어 오전 10시 31분에는 지수가 전장 대비 8% 이상 하락한 상태로 1분간 지속돼 거래를 20분간 중단하는 서킷브레이커까지 발동됐다.

 

 하루 사이에 코스피가 급전직하 폭락장에서 수직 상승하는 급등장을 보여준 것인데, 이는 간밤 트럼프 미 대통령이 이란과의 전쟁 조기 종식 가능성을 언급한 점 등이 주된 배경으로 꼽힌다. 전날 한때 배럴당 120달러에 육박했던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가격은 이날 80달러대로 내려앉으면서 유가도 빠르게 안정을 되찾고 있다.

 

 강진혁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조기 종전 의지에 반도체와 자동차 등 주도주 모멘텀(동력)이 회복됐다”고 분석했다.

 

◆전문가 “주식시장, 외부 변수에 민감…기초와 내실 강화해야”

 

 증시의 변동성을 가리키는 지표 가운데 하나인 사이드카는 유가증권시장에서만 올해 들어 이날까지 8번(매도 5회∙매수 3회) 발동됐다. 지난해 총 3번, 2024년 총 2번에 사이드카가 발동된 것과 비교하면 올해 증시의 분위기를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사이드카로 부족할 경우, 발령되는 서킷브레이커도 올해 들어 이달에만 유가증권시장에서 벌써 2번 발동됐다. 서킷브레이커가 한 달에 2번이나 발동된 경우는 코로나19 팬데믹 당시인 2020년 3월 이후 이번이 약 6년 만이다.

 

 이처럼 국내 증시가 외부 변수에 따라 널뛰기 장세를 보이다 보니 내실과 기초체력을 다져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린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최근 국내 주식시장은 금리, 환율, 글로벌 경기 등 외부 변수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며 롤러코스터 장세를 보이고 있다”면서 “이는 한국 주식시장의 체력이 아직 충분히 강하지 않다는 점을 보여주는 측면도 있다”고 짚었다.

 

 김 교수는 “정부와 기업은 단기적인 시장 대응에 그치기보다 기업의 지배구조 개선, 주주환원 확대, 장기투자 환경 조성 등을 통해 주식시장의 내실과 기초 체력을 강화해야 한다”며 “그래야 외부 충격에도 흔들리지 않는 안정적인 자본시장이 만들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성우 기자 sungcow@segye.com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egyebiz.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