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로켓 머신다웠다. 서울 도심을 빠져나와 고속도로에서 페달을 절반만 밟았는데도 차가 앞으로 쏟아져 나가는 느낌이다. 출력·마력 등의 수치를 따질 필요 없이 전율이 말해준다. 이 차는 ‘미니 로켓’이라고.
기자는 최근 아우디 RS3를 몰고 서울에서 여주, 세종을 잇는 국도와 고속도로 약 330㎞ 구간을 시승했다.
아우디 RS3는 2.5ℓ 5기통 터보 엔진을 탑재해 최고출력 400마력, 최대토크 50.99kg·m를 발휘한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가속은 3.8초다. 즉 페달을 밟는 순간 즉각적인 반응을 보여준다. 차체 크기는 전장 4385㎜, 전폭 1851㎜, 전고 1436㎜, 휠베이스 2631㎜로 콤팩트한 차체에 고출력을 압축한 구성이 특징이다.
속도를 더해도 RS3는 긴장한 기색이 없다. 공도에서는 힘을 100% 쓰지 못하는 강력한 기운이 역력했다. 차선 변경이 잦은 판교 부근 정체 구간에서도 스티어링은 항상 묵직한 중심을 유지한다. 짧은 휠베이스에 강력한 출력이라 날카롭기만 할 수 있는 조합이지만 차체 제어 장치와 사륜구동 시스템이 뒷부분을 꽉 잡아준다.
세종으로 향하는 구간에서 본격적으로 가속 페달을 깊게 밟아봤다. 추월 차로가 비는 순간 킥다운과 함께 차는 망설임 없이 치고 나간다. 노면이 살짝 물결치는 구간에서는 탄탄한 서스펜션이 노면을 스캔하는 듯하지만 수평을 묵직하게 잡아준다.
세종정부종합청사 인근에 도착할 즈음에는 긴 고속 구간을 꽤 빠른 페이스로 달렸음에도 피로감이 의외로 적었다. 차선 유지 보조와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이 단순 편의 장비를 넘어 고성능 차에서도 이제는 필수적인 안전 장비라는 걸 확인시켜 준다. 직선 구간에서 속도를 줄인 뒤 반자율 주행 기능을 켜면, RS3는 고집스러울 만큼 차선을 고정해 달려간다. 고성능과 안전 장비가 각자의 영역에서 일을 제대로 하는 느낌이다.
세종에서 다시 서울로 돌아오는 길은 야간 주행이었다. 어두운 시야 속에서 RS3의 진짜 안정성이 드러났다. 밝은 매트릭스 LED 헤드램프는 가장 필요한 곳의 어둠을 제거해주며 반대편 차선의 운전자까지 배려하는 진가를 발휘했다. 전방 충돌 경고 및 차간 거리 제어와 안전벨트 조임 등을 통해 운전자의 실수를 걸러준다. 덕분에 운전자는 로켓 같은 가속에 집중하면서도 마음 한구석은 안전에 대한 믿음이 생긴다.
마지막으로 서울 톨게이트를 통과해 시내로 진입하는 순간까지 RS3는 끝까지 성격을 바꾸지 않았다. 낮에는 초고속 크루즈에서 폭발적인 가속을 보여주고 밤에는 노면이 좋지 않은 구간에서도 차체를 꽉 붙들어 맸다. 과격한 출력에도 불구하고 불안감이 덜한 이유는 깔끔하게 셋업된 섀시와 치밀하게 개입하는 안정장치 덕분이다.
2025년식 RS3는 단순히 잘 나가는 소형 고성능 세단을 뛰어넘었다. 로켓 같은 가속과 치밀한 안전·안정장치를 동시에 손에 쥔 차라는 인상을 남겼다. 운전자가 과감하게 페달을 밟아도 뒤에서 전자 장비들이 한 겹, 두 겹 보호막을 씌워주는 구조다. 서울에서 세종까지의 왕복 주행을 마치고 차에서 내리며 든 생각은 “이 정도면 빠른 차를 넘어, 믿을 수 있는 빠른 차”라는 것이다.
김재원 기자 jkim@sportsworld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