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멋대로 트럼프 관세… 자동차업계 또 패닉, 제약업계 신중모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에 대한 관세를 25%로 올리겠다고 밝힌 27일 경기 평택시 평택항에 수출용 자동차와 컨테이너가 세워져 있다. 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7일 한국 국회의 입법 절차 지연을 이유로 자동차·의약품·목재 등 품목별 관세와 국가별 상호관세를 15%에서 25%로 인상한다고 밝히자 국내 산업계도 당혹스러움 속에 대응에 나서고 있다.

 

 자동차 업계는 또 다시 패닉에 빠졌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현실화할 경우 국내 자동차 업계가 받을 타격은 상상 이상이다. 25% 관세가 적용된 지난해 2~3분기 현대자동차·기아는 총 4조6000억원의 비용을 부담한 바 있다.

 

 지난해 10월 한미 관세협정 세부 합의 타결로 미국 자동차 관세가 다른 국가와 같은 15%로 인하됐고 이를 기반으로 경영계획을 재정비해왔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한마디에 악몽이 되풀이 되는 상황이다.

 

 지난해 4월 트럼프 정부가 한국산 자동차에 25%의 관세를 부과하자 대미 자동차 수출은 관세 부과 기간 내내 전년 대비 감소한 바 있다. 결국 연간 대미 수출액(301억5000만 달러)도 13.2% 감소했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가 구매 보조금을 폐지한 전기차 수출은 매월 ‘0’에 가까운 수준을 찍기도 했다.

 

 실제로 관세가 다시 25%로 인상될 경우 업계는 수익성 악화에 더해 가격 전략과 생산 및 투자 계획 전반에 대한 큰 폭의 수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직영정비센터 폐쇄 등으로 내홍을 겪고 있는 한국GM 같은 경우는 철수설이 또 불거질 수밖에 없다.

 

 한 업계 관계자는 “한국만 25% 관세 받으면 계속 15% 적용되는 일본이나 유럽산 자동차보다 불리해진다”며 “관세 협상이 제대로 되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 같고 한동안은 자동차 업계는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걱정했다.

 

 전문가들은 미국에 약속한 투자를 이행하기 위해 국회에서 통과시켜야 하는 ‘한미 전략적 투자 관리를 위한 특별법안;(대미투자특별법)의 처리 등 정부와 국회의 빠른 대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국산 의약품에 대한 관세도 25%로 인상된 가운데 제약바이오업계는 신중한 반응이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이 작년 7월 의약품에 대해 200% 초고율 관세 부과를 예고했다가 100%, 15% 등으로 오락가락했기 때문에 이번 인상 방안도 으름장일 수 있다는 관측이다.

 

 한국바이오협회는 “아직 의약품 및 의약품 원료 수입이 국가안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미국의 232조 조사 결과 및 조사 결과에 따른 관세 부과 계획이 발표되지 않았다”며 “즉각적으로 의약품에 25% 관세율이 적용되기는 어려울 것”이로 전망했다. 최근 미국 록빌 생산시설을 인수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동안 15% 관세 부과에 대비하고 있었던 만큼 실제로 25%로 인상되더라도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는 “미국 시장에 진출한 기업들은 이미 현지 CMO(위탁생산) 혹은 공장 인수 등 대안을 마련해둔 상태기 때문에 산업계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셀트리온도 이날 입장문을 통해 “이미 미국 뉴저지주 브랜치버그 생산시설을 확보함으로써 관세에 관한 근본적 해결책을 마련해 모든 리스크로부터 구조적으로 탈피했다”고 전했다. 유한양행 관계자도 “관세에 따른 별다른 영향은 없을 것으로 보며 상황을 예의주시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김재원·박재림 기자 jwki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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