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매출 300조원 시대 열까

현대자동차그룹이 인수한 로보틱스 기업 보스턴다이나믹스가 개발한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Atlas)'가 CES 2026에서 글로벌 IT 전문 매체 CNET이 선정하는 Best of CES 2026에서 ‘Best Robot(최고 로봇)' 상을 수상했다. 사진=현대차 · 기아 커뮤니케이션센터 제공

 

국내 완성차 업계 ‘투톱’인 현대차와 기아가 오는 28∼29일 2025년 4분기를 포함한 연간 실적을 내놓을 예정인 가운데 매출 300조원 시대를 공식화할 전망이다. 다만 미국발 관세 부담과 유럽 시장 부진 여파로 영업이익은 뒷걸음질치며 엇갈린 성적표가 예고되고 있다.

 

26일 에프앤가이드와 주요 증권사 컨센서스를 종합하면 현대차의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은 약 188조1000억원, 영업이익은 12조6000억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전년 대비 매출은 7%대 중반 성장했지만 영업이익은 10%대 초반 감소한 수치다. 기아 역시 매출 114조9000억원, 영업이익 9조3000억원 안팎이 예상된다. 매출 증가율은 약 6.9%지만, 영업이익은 4분의 1 이상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양사 실적을 더하면 매출은 약 303조원으로 현대차·기아 합산 기준 연 매출 300조원 돌파가 가시권에 들어왔다. 각사 단독 기준으로도 역대 최대 매출이다. 반면 영업이익은 합산 약 22조원대로 시장에서 한때 기대했던 영업이익 30조원에는 미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이 같은 차이는 구조적인 비용 변화에서 비롯됐다는 분석이 많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내내 미국 고율 관세에 직격탄을 맞았다. 실제로 연중 대부분 기간 매출은 한 자릿수 후반 성장세를 이어갔지만 2·3분기 영업이익은 두 자릿수 감소폭을 기록했다. 관세 부담을 소비자 가격에 온전히 전가하기보다 그룹이 상당 부분을  흡수하는 전략을 택한 결과다.

 

유럽 시장의 수요 둔화와 인센티브 확대도 수익성에 부담을 줬다. 전기차 보조금 축소와 경쟁 심화로 일부 지역에서는 판촉비와 할인율이 높아졌고 친환경차 비중 확대에 따른 선행 투자비도 늘었다. 그럼에도 북미를 중심으로 SUV·하이브리드 판매와 대당 가격(ASP)이 상승하면서 외형 성장세는 방어했다는 평가다.

 

시장 시선은 이제 올해 회복력으로 옮겨가고 있다. 현대차는 과거 인베스터데이에서 연간 판매 성장률 5∼6%, 영업이익률 6∼7% 수준을 중장기 목표로 제시하고 분기 배당과 총주주환원율 35% 이상 정책으로 투자자 신뢰를 다지겠다고 밝혔다. 관세 인하 가능성과 부품 관세 보상 등도 실적 회복 요인으로 꼽힌다.

 

신차 전략 역시 하이브리드 중심으로 재편되는 분위기다. 현대차는 팰리세이드 등 대형 SUV 하이브리드 라인업을 확대하고 제네시스 브랜드에서는 GV80 하이브리드와 GV90 전동화 모델을 준비 중이다. 기아도 유럽 전략형 전기차 EV2 등으로 지역별 맞춤 공략에 나선다.

 

인공지능(AI) 로봇 사업은 장기적인 체질 개선 카드로 부각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CES 2026에서 계열사인 보스턴다이나믹스의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를 공개하며 제조 현장 투입 계획과 로봇 훈련센터, 전용 생산공장 청사진을 제시했다. 증권가 일각에서는 보스턴다이나믹스 기업가치를 100조원 이상으로 평가하며 아틀라스를 통한 생산성 향상과 AI로봇 등 신사업 성장성이 그룹을 이끌 수 있다고 본다.

 

업계 전문가는 “결국 이번 실적을 통해 미국 관세와 유럽 부진 속에서도 현대차·기아가 어느 수준까지 수익성을 방어했는지와 하이브리드·로보틱스 등 미래 사업 로드맵을 통해 ‘매출 300조 시대’를 안정적인 이익 성장으로 연결할 수 있을지 여부가 중요하다”며 “증권가가 2026년 이후 현대차그룹 주가에 여전히 우상향 기대를 거는 이유도 이 지점에 맞춰져 있다”고 말했다.

 

김재원 기자 jkim@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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