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별 관광 즐기는 외국인들…시내면세점 K-콘텐츠 띄운다

롯데면세점, 명동∙잠실점에 이색 체험 공간 마련
신세계면세점, 명동점 K-푸드 큐레이션 공간 인기
“퍼스널 컬러 진단해보세요”…현대면세점, 맞춤형 뷰티 체험존

롯데면세점 명동본점의 스타에비뉴를 외국인 관광객이 체험하고 있다. 롯데면세점 제공

 최근 몇 달간 국내에서 뜨거운 열풍을 일으킨 두쫀쿠(두바이 쫀득 쿠키)가 해외에서도 K-디저트로 입소문을 타고 있다. 한국의 소프트 파워가 가진 영향력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식품을 비롯해 대중음악, 패션, 뷰티에 이르기까지 특색 있는 K-컬처 콘텐츠는 최근 외국인 관광객을 증폭시키는 주요 원인이 됐다. 하지만 면세점 매출은 여전히 답보 상태다. 과거 큰 손으로 여겨진 단체 관광객이 줄고, 가치 소비를 즐기는 개별 관광객이 늘어난 영향이다. 이에 면세점 업계도 시내면세점에 K-컬처를 오감으로 체험할 수 있는 특화 공간을 조성하며 반등을 모색하고 있다.

 

 26일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국내 면세점 매출은 11조4145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 감소했다. 이는 지난해 방한 외국인 관광객 수가 1850만명을 넘어서며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것과 대조적인 분위기다. 고환율로 인해 면세점의 메리트가 약해진 가운데, 과거 면세점 매출을 책임지던 단체 관광객 수가 줄어든 것이 영향을 미쳤다. 명품보다는 올리브영∙다이소∙무신사 등 개별 점포에서 K-콘텐츠를 즐기는 최근의 관광 트렌드와도 맞닿아 있다.

 

 이에 롯데면세점은 최근 시내면세점인 명동본점과 잠실점에 K-컬처와 쇼핑을 결합한 체험형 문화공간을 잇달아 선보였다. 쇼핑 중심이었던 시내면세점의 역할을 체험형 콘텐츠 거점으로 확장해 외국인 관광객의 발길을 사로잡기 위해서다.

 

 잠실 월드타워점은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운영하는 K-팝 미디어 플랫폼 원더케이(1theK)와 협업해 지하 1층에서 8층 면세점으로 연결되는 전용 엘리베이터를 ‘K-팝 포토 리프트’로 꾸몄다. 아티스트의 음원을 배경음악으로 들으며, 스튜디오처럼 꾸며진 엘리베이터 안에서 이색적인 인증샷을 남길 수 있다. 첫 번째 아티스트는 미니 2집으로 돌아온 걸그룹 키키(KiiiKiii)가 선정됐다.

 

 이에 앞서 롯데면세점 명동본점은 ‘스타에비뉴’를 전면 리뉴얼해 미디어 아트를 대폭 강화했다. 스타에비뉴는 롯데면세점이 2009년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K-컬처를 전파하기 위해 조성한 체험형 문화공간이다. 코로나 이전 연간 약 290만명의 관광객이 찾은 필수 방문 코스다.

 

 4개월간의 재단장을 통해 스타에비뉴는 하이파이브 존, 대형 미디어 월, 체험존 등 몰입형 전시 공간을 조성했다. 스타에비뉴 입구 양쪽에 위치한 하이파이브 존에서는 롯데면세점과 함께한 모델의 핸드프린팅을 만나볼 수 있다. 대형 미디어 월과 체험존에서는 롯데면세점 홍보모델의 스타에비뉴 단독 콘텐츠 영상도 선보인다. 롯데면세점은 최근 보이그룹 킥플립과 걸그룹 하츠투하츠를 새로운 홍보모델로 발탁한 바 있다.

 

신세계면세점 명동점의 테이스트 오브 신세계에서 외국인 관광객들이 시식을 즐기고 있다. 신세계면세점 제공

 신세계면세점의 경우 지난해 7월 명동점에 식품 큐레이션존 ‘테이스트 오브 신세계’를 오픈하며 승부수를 띄웠다. 국내 디저트·식품 브랜드를 중심으로 면세점 전용 구성과 단독 상품을 큐레이션해 선보이는 공간이다. 화장품·주류 중심의 전통적인 면세 쇼핑을 넘어, 여행의 기억으로 남는 디저트와 식품을 찾는 수요를 선제적으로 포착하며 고객 반응을 이끌어냈다. 실제로 6개월간 식품과 함께 화장품·패션 등 타 카테고리를 교차 구매하는 비중이 10배 증가했다. 식품 카테고리의 구매자 수는 4배, 매출은 30배 성장했다.

 

 이 중 김·라면·장류·로컬 과자들이 한데 어우러진 슈퍼마켓존을 비롯해 브릭샌드, 오설록, 그래인스쿠키, 슈퍼말차, 니블스 등 K-브랜드가 판매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대부분이 국내 중소 디저트 브랜드로, 면세 채널을 통해 글로벌 소비자들과 접점을 넓힌 점이 고무적이다.

 

 현대면세점 무역센터점은 4월 중순까지 약 3개월간 인공지능(AI) 기반 맞춤형 뷰티 체험존 ‘AI 뷰티 트립’을 운영한다. 이곳에서는 AI 기기로 얼굴형과 비율을 분석하고 퍼스널 컬러를 진단받을 수 있다. 피부의 모공과 유분, 주름 등을 분석해 피부 노화 정도도 정밀 진단할 수 있다.

 

 이를 바탕으로 맞춤형 상품도 추천한다. AI 뷰티 트립에는 현대면세점에 입점한 36개 뷰티 브랜드가 참여해 800여 가지 상품에 대한 세부 정보를 연동함으로써 정교한 추천이 가능하다. AI 뷰티 트립 체험 후 현대면세점 무역센터점에서 관련 브랜드 상품을 50달러 이상 구매할 경우 선불카드, 사은품 등 혜택도 제공한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요즘 한국에 방문하는 개별 관광객들의 경우 쇼핑 외에 플러스 알파 요소, 즉 재미가 없으면 공간에 체류하는 데 대한 매력을 못 느끼는 경향이 있다”며 “외국인 관광객들이 선호하는 K-콘텐츠를 바탕으로 재미를 끌어올리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화연 기자 hy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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