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5000] 전인미답의 숫자로 개장 70주년 '축포'…오뚝이 저력 빛나

22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코스피 5000 돌파를 기뻐하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77.13포인트(1.57%) 상승한 4987.06에 출발해 최고 5019.54까지 올라 장중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하나은행 제공

 

한국 증시가 마침내 전인미답의 5000 고지를 밟았다. 수많은 위기 속에서도 체질 개선과 성장을 거듭하며 이제 명실상부한 글로벌 자본시장의 주역으로 우뚝 섰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77.13포인트(1.57%) 상승한 4987.06으로 출발해 1분여 만에 5000선을 넘어섰다. 한때 5019.54까지 올라 최고치를 경신하기도 했다. 이후 일부 상승 폭을 반납해 최종  42.60포인트(0.87%) 오른 4952.53에 마감했다. 종가 기준 최고 기록도 갈아치웠다.

 

한국 유가증권시장의 시작은 1956년 3월 3일 대한증권거래소의 출범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국가기록원에 따르면 당시 상장사는 조흥은행 등 4개 은행과 경성방직(현 경방) 등 일반기업 6곳을 포함해 단 12개에 불과했다. 전산 시스템 없이 대리인의 수신호로 거래되던 첫해 거래 규모는 현재 화폐 가치로 약 3억9000만원, 시가총액은 150억원 수준이었다.

 

70여년이 지난 지금 한국 증시는 상전벽해를 이뤘다. 상장사는 2659개(코스닥 포함)로 늘어났고, 시가총액은 4500조원을 넘어서며 30만배 규모로 폭발 성장했다. 개장 당시의 원년 멤버들은 대부분 역사 속으로 사라졌고, 경방만이 유일하게 남아 그 명맥을 잇고 있다.

 

코스피 지수의 역사 또한 한국 경제의 성장통과 궤를 같이한다. 1980년 지수 출범 이후 1983년 122.52로 첫 출발해 ‘3저 호황’을 업고 1989년 3월 처음 1000 시대를 열었다. 이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와 글로벌 금융위기 등 거센 파고를 넘으며 2007년 2000선, 2021년 동학개미운동에 힘입어 3000 고지를 차례로 정복했다. 

 

최근의 상승세는 더욱 드라마틱했다. 2024년 말 비상계엄 여파 등으로 2399선까지 밀려났던 코스피는 새 정부 출범 이후 강력한 증시 부양책에 힘입어 대반전을 이뤘다. 지난해 6월 3000선을 회복한 지 불과 4개월 만인 10월 27일 4000 시대를 열었고, 새해 들어서도 파죽지세 상승 흐름을 이어가며 마침내 5000이라는 금자탑을 쌓았다

 

특히 이재명 대통령이 대선 후보시절부터 경제분야 핵심 국정과제로 코스피 5000시대 도약을 천명하면서 장밋빛 미래는 예정된 수순이었다. 지난해 6월 4일 이 대통령 취임(2770포인트) 이후 7개월 만에 약 2200포인트(80%)나 급등했다. 반도체 업종 강세와 글로벌 유동성 확장 기조, 기업 실적 개선, 정부의 밸류업 정책, 상법 개정 추진 등 정책적인 지원이 외국인들의 한국 증시에 대한 재평가 요인으로 작용한 결과였다. 올해 들어서도 코스피 상승률은 주요 20개국(G20) 주요 주가 지수 중 압도적 1위다. 코스피는 연초 이후 18.65% 상승했다. 

 

청와대는 이날 코스피 5000 돌파와 관련해 “특별한 입장은 없다”며 차분히 반응했다. 강유정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이 대통령의 언급이 있었는지를 묻는 말에 “그냥 담담한 입장”이라고 답했다.

 

한편 증권가에서는 코스피가 5000을 넘어 6000 달성도 충분히 가능하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반도체 슈퍼사이클 지속 여부와 환율,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 지수 편입 등이 관건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지배구조 거버넌스 개선을 위한 제도들이 잘 정착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정민 기자 mine04@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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