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대 수출 7000억 달러…자유무역 축소 분위기 돌파가 과제

- 세계에서 여섯 번째 수출 7000억 달러 돌파
- 올해 줄줄이 이어지는 규제 돌파 여부가 과제

산업통상부는 1일 발표한 2025년 수출입 동향에서 지난해 우리나라 수출이 사상 처음으로 7000억 달러를 넘어섰다고 발표했다. 최근 부산 남구 신선대 부두에 컨테이너 선박이 줄지어 정박하고 있다. 뉴시스

 

지난해 국내 수출이 사상 처음으로 연간 7000억 달러(약 1012조9000억원)를 돌파한 가운데 점점 흔들리는 국제 자유무역 질서 속에서 올해도 이 같은 추세를 지속할 수 있을지 위기감도 함께 고조되고 있다.

 

1일 산업통상부가 발표한 2025년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수출은 지난해 7097억 달러로 2018년 6000억 달러 넘어선 이후 7년 만에 7000억 달러 이상을 기록했다. 한국은 미국, 독일, 중국, 일본, 네덜란드에 이어 연간 수출 7000억 달러를 넘긴 여섯 번째 국가가 됐다.

지난해 초까지만 해도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집권과 함께 미국발 관세 충격과 보호무역 확산 등이 예상되면서 수출이 줄어들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으나 하반기 들어 대미 관세 협상 타결 등 통상 불확실성이 해소되면서 분위기가 반전됐다. 특히 지난해 6월부터 7개월 연속 월 기준 역대 최고 수출 실적을 경신했다. 

이 같은 수출 증가세는 반도체가 주도했다. 지난해 반도체 수출은 전년 대비 22.2% 급증한 1734억 달러(약 250조9000억원)로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약 24%로 뛰었다. 메모리 시장에 인공지능(AI)발 훈풍이 불면서 반도체 수요와 가격이 폭발적으로 증가했기 때문이다. 자동차(1.7%), 바이오헬스(7.9%), 선박(24.9%), 컴퓨터(4.5%), 무선통신기기(0.4%) 등도 견조한 성장을 이어갔다.

 

무엇보다 K-콘텐츠의 인기에 힘입어 농수산식품(124억 달러∙6.6%), 화장품(114억달러∙12.3%) 등 소비재도 새로운 수출 분야로 자리잡았다. 또 수출 지역도 미국·중국으로의 비중은 감소하고 유럽연합(EU), 아세안·독립국가연합(CIS) 등 지역으로의 비중이 증가하며 다변화 추세를 나타냈다. 9대 수출시장 중 6개 시장에서 수출이 증가했다.

하지만 올해는 국내 기업에 직접적인 타격을 줄 규제들이 줄줄이 기다리고 있는 등 자유무역 질서가 점점 흔들리는 추세가 심화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EU의 탄소국경조정제도(CBAM)다. CBAM은 EU로 수출되는 철강∙알루미늄∙시멘트 등의 탄소 배출량에 비례한 비용을 사실상 추가 관세처럼 부과하는 제도다. 올해부터 EU에 해당 제품을 수출하는 기업들은 배출권거래제 가격을 반영한 인증서를 구매하는 등의 방식으로 실질적인 부담을 지게 된다.

 

캐나다와 EU, 멕시코는 철강 수입에도 빗장을 걸었다. 캐나다는 지난달 26일부터 한국을 포함한 자유무역협정(FTA) 체결국에 대한 철강 저율관세할당(TRQ) 적용 기준을 100%에서 75%로 축소하고 철강 파생 상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EU는 외국산 수입 철강에 대해 국가별로 일정 쿼터는 무관세를 적용하고 이를 넘는 양에 대해서만 25% 관세를 매겨왔지만 올해 6월을 전후해 이 쿼터를 47% 축소하고 관세를 2배로 올리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멕시코는 한국과 중국 등 FTA 미체결국을 대상으로 자동차 부품과 섬유 등 현지당국에서 ‘전략 품목’으로 지정한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새해부터 최대 50%까지 인상했다.

 

이에 산업연구원은 세계 경기 부진과 교역 둔화, 기저효과 등을 이유로 올해 수출이 6971억 달러로 예상하며 지난해보다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개발연구원(KDI)도 올해 미국 관세 인상 영향이 본격적으로 파급되면서 반도체 등 일부를 제외한 수출 증가세가 크게 둔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한국무역협회는 AI 수요를 기반으로 반도체와 IT 제품이 수출을 견인하며 지난해보다 다소 높은 7110억 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무협은 “축적된 기술력∙생산역량이 AI 수요 전환과 부합하면서 단기 특수가 아닌 구조적 경쟁 우위로 전환했다”며 “중장기 성장 동력으로 자리매김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김재원 기자 jki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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