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심리 최대 폭 꺾였다…고환율·생활물가 상승 영향

서울시내 대형마트를 찾은 시민들이 치즈, 버터 상품을 살펴보고 있다. 기후변화 영향으로 농수산물 수급 불안정성이 커진 가운데 고환율로 수입 먹거리 가격도 출렁이고 있다. 뉴시스

이달 소비자심리가 고환율과 생활물가 상승에 11개월 만에 최대 낙폭을 보이며 위축됐다. 

 

24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12월 소비자동향조사’에 따르면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09.9로 전월(112.4)대비 2.5포인트 하락했다. 10월(-0.3포인트) 이후 두 달 만에 하락세다. 낙폭은 지난해 12월(-12.5) 비상계엄 당시 이후 가장 컸다. 계엄 특수 상황을 배제할 경우 지난해 8월 2.9포인트 하락 후 가장 많이 떨어졌다.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2.4%로 두달 연속 2% 중반의 오름세를 보인 가운데 자주 구매하는 품목 위주로 구성된 생활물가는 2.9% 치솟았다. 환율은 1500원대 돌파를 위협하는 수준까지 상승해 물가 자극 우려를 높였다.

 

향후 경기판단CSI는 89로 전월대비 7포인트 떨어졌다. 농축수산물과 석유류 등 생활밀접 품목 가격 상승폭 확대에 따른 체감 경기 저하 등의 영향이다. 향후경기전망CSI는 96으로 환율 변동성 확대 및 인공지능(AI) 산업 재평가 가능성 등 대외 환경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 등으로 6포인트 하락했다. 계수입전망(103)과 생활형편전망(100), 현재생활형편(95)은 각각 1포인트 하락했다. 소비지출전망(110)에는 변화가 없었다.

 

이혜영 경제심리조사팀장은 “모니터링 결과 소비자들이 환율이 오르는 것을 우려했다”며 “특히 향후경기전망지수가 하락한 것에 직접적으로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경기판단 지수 하락에는 농축수산물·석유류 등 생활 밀접 품목의 가격 상승 폭 확대 영향이 컸다”고 덧붙였다.

 

반면 주택가격전망지수(121)는 2포인트 올랐다. 1년 뒤 집값 상승을 점치는 소비자의 비중이 늘었다는 뜻이다. 10·15 대책 등으로 11월(119) 3포인트 내린 뒤 한 달 만에 반등했다. 정부의 부동산 대책에도 서울 집값이 꺾이지 않는 모습을 보이는 것을 반영한 결과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 팀장은 “부동산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심리가 여전히 크다”며 “대책의 효과를 좀 더 지켜봐야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금리수준 전망은 전월보다 4포인트 오른 102를 기록했다. 한은의 금리인하 사이클 종료 가능성 등이 부각된 영향으로 파악된다. ‘향후 1년’ 기대인플레이션율은 2.6%로 11월과 같았다.

 

현정민 기자 mine04@segye.com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egyebiz.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