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상승과 반도체 수요 증가로 지난달 생산자물가 지수가 전월 대비 0.3% 상승했다.
한국은행이 19일 발표한 2025년 11월 생산자물가지수는 121.31(2020년=100)로 전월보다 0.3% 상승했다. 지난 9월(0.4%)과 10월(0.3%)에 이어 석 달째 오름세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1.9% 올라 지난해 7월(2.6%) 이후 가장 큰 상승 폭을 기록했다.
생산자물가는 생산자가 공급하는 상품과 서비스 가격 변동을 나타내는 지표로, 보통 1~3개월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영향을 준다.
부문별로 보면 농림수산품은 농산물(-2.3%)과 축산물(-2.6%) 가격 하락으로 전월 대비 2.1% 떨어졌다. 반면 공산품은 석탄 및 석유제품(5.0%)과 컴퓨터·전자 및 광학기기(2.3%) 상승으로 0.8% 올랐다. 특히 석탄 및 석유제품은 2023년 9월(6.9%) 이후 2년 2개월 만에 최대 상승 폭을 보였다. 전력·가스·수도 및 폐기물은 산업용 도시가스(-6.4%) 하락 영향으로 0.4% 내렸다. 서비스 부문은 금융 및 보험 서비스(1.2%), 사업지원 서비스(0.2%) 등으로 0.1% 상승했다.
세부 품목으로는 기타 어류(33.2%), 플래시 메모리(23.4%), D램(15.5%), 경유(10.1%), 휘발유(5.1%) 등이 크게 올랐다. 반대로 상추(-42.7%), 쇠고기(-4.6%), 돼지고기(-4.1%), 쌀(-3.7%) 등은 떨어졌다.
이문희 한국은행 물가통계팀장은 “11월 국제유가는 소폭 하락했지만 환율 상승과 원유 정제 마진 확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의 영향으로 석유제품 가격이 올랐다”고 설명했다. 이어 “AI 관련 메모리 반도체 수요 확대가 지속되면서 반도체 가격도 오름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환율 상승 영향에 대해서는 “수입 원재료나 중간재 가격이 올라 국내 생산 원가를 높이는 간접적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수입품을 포함한 국내공급물가지수는 전월 대비 0.7% 상승해 5개월 연속 올랐다. 원재료(-0.5%)는 국제유가 하락으로 내렸지만 중간재(1.1%)와 최종재(0.2%)가 상승했다. 수출품까지 더한 총산출물가지수는 전월 대비 1.1%, 전년 동월 대비 2.9% 올랐다. 공산품이 1.9% 상승한 영향이 컸다.
이주희 기자 jh224@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