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이 18일 연말 정기 임원 인사를 실시했다. 소프트웨어 중심의 모빌리티 기업 전환을 가속화하기 위해 R&D와 핵심 기술 경쟁력 강화에 방점을 찍겠다는 의지다. 또 성과 중심 기조 아래 북미 시장 성과와 글로벌 불확실성 대응에 기여한 리더를 전면 배치한 것이 이번 인사의 특징이다.
SDV(Software-Defined Vehicle) 전환을 주도할 핵심 포지션에는 사장 승진 인사를 단행했다. 연구개발을 총괄하는 R&D본부장에 만프레드 하러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 임명했다. 하러 사장은 차량개발 전반의 기술 전문성을 바탕으로 기본 성능 향상과 브랜드 정체성 확립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소프트웨어를 포함한 유관 부문과의 협업을 통해 SDV 성공을 위한 기술 경쟁력을 강화할 예정이다. AVP 본부 송창현 사장의 사임 이후 후임은 조속히 선임할 계획이며, 그룹은 SDV 개발 전략과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Pleos Connect’, 자율주행 기술 ‘Atria AI’의 양산 전개를 예정대로 추진한다.
제조 경쟁력 강화를 위해 제조부문장 정준철 부사장도 사장으로 승진했다. 정 사장은 제조솔루션본부와 구매본부를 총괄하며, 소프트웨어 중심 공장(SDF) 구축과 로보틱스 등 차세대 생산체계 확립에 주력할 예정이다. 국내공장을 총괄하는 국내생산담당 겸 최고안전보건책임자에는 현대생기센터 최영일 전무를 부사장으로 승진 임명해 기술 중심의 ‘마더 팩토리’ 위상을 강화한다.
성과 중심 인사로는 기아 북미권역본부장 윤승규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했다. 윤 사장은 미주 시장 전문성을 바탕으로 경쟁이 심화된 환경에서도 전년 대비 8%가 넘는 소매 판매 성장을 이끈 성과를 인정받았다.
주요 계열사 대표이사 인사도 이뤄졌다. 현대제철 신임 대표이사로는 생산본부장 이보룡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 임명했다. 30년 이상 철강 분야 경험과 엔지니어링 전문성을 바탕으로 전략적 설비·기술 투자를 연속성 있게 추진할 적임자로 평가된다. 현대카드 조창현 대표와 현대커머셜 전시우 대표는 각각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2023년부터 현대제철을 이끌어온 서강현 사장은 그룹 기획조정담당으로 이동해 그룹사 간 사업 최적화를 주도한다. 장재훈 부회장은 그룹 담당 부회장으로서 모빌리티·수소·로보틱스 등 미래 사업 전반의 시너지와 실행을 총괄한다.
이번 인사에서는 사장 승진자를 포함해 부사장 14명, 전무 25명, 상무 신규 선임 176명 등 총 219명이 승진했다. 지난해보다 20명 줄어든 규모다. 그룹은 조직 슬림화와 세대교체를 통해 미래 투자 여력을 확보하고, 40대 차세대 리더 발탁과 기술 인재 중용으로 지속가능한 성장 기반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실제로 상무 신규 선임에서 40대 비중을 크게 확대했고 승진자 중 약 30%가 R&D와 주요 기술 분야에서 선발했다. 또한 HMG경영연구원 원장으로 신용석 교수를 부사장으로 영입하는 등 글로벌 인재 영입도 병행했다.
현대차그룹은 “글로벌 불확실성의 위기를 체질 개선과 재도약의 기회로 삼아 인적 쇄신과 리더십 변화를 추진했다”며 “SDV 경쟁에서의 압도적 경쟁력 확보를 위한 혁신 인사와 투자를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김재원 기자 jkim@sportsworld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