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더블폰의 반란…삼성, 애플 안방 미국서 점유율 껑충

2분기 미국 점유율 삼성 8%p 오르고, 애플 7%p 떨어져
CNBC “삼성, 폴더블폰으로 미국서 애플 추격”
전문가 “애플, 10년 전 대화면 이슈 재연 가능성”

삼성전자가 폴더블 스마트폰 시대를 주도하면서 경쟁사인 애플과의 격차를 줄여나가고 있다. 지난달 9일 미국 뉴욕 브루클린 듀갈 그린하우스에서 열린 ‘갤럭시 언팩 2025’에서 관람객들이 갤럭시 Z 폴드7플립7 시리즈를 체험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가 최근 출시한 폴더블 스마트폰의 흥행에 힘입어 미국 시장에서 애플과 격차를 빠르게 줄이고 있다. 애플도 내년 중 첫 폴더블폰 출시를 준비하며 대응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미국 CNBC 방송은 시장조사업체 캐널리스 자료를 인용해 올해 2분기 삼성전자 스마트폰의 미국 시장 점유율이 출하량 확대에 힘입어 직전 분기 23%에서 8%포인트 상승한 31%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같은 기간 애플의 미국 시장 점유율은 56%에서 49%로 떨어졌다.

 

 카날리스의 루나르 뷔르호브데 애널리스트는 “삼성의 갤럭시와 Z 시리즈는 650달러(약 90만원)부터 2400달러(약 333만원)까지 가격대가 다양해 모든 소비자를 공략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CNBC도 “삼성전자 스마트폰의 약진은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정책 영향을 상당 부분 받았지만 경쟁사인 애플에 비해 다양한 가격대에서 여러 폼팩터의 제품군을 제공하는 역량을 반영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삼성전자가 지난달 출시한 폴더블 스마트폰 갤럭시 폴드7과 플립7의 흥행으로 2014년 미국 시장에서 펼쳐진 삼성전자와 애플의 경쟁이 재현될 수 있다고도 전했다. 2014년 당시 소비자들은 스마트폰으로 동영상을 시청하면서 대화면을 선호하기 시작했지만 애플은 아이폰 5S 모델까지 스마트폰 화면 크기를 키우는 데 소극적이었다. 삼성전자가 대화면 스마트폰을 내놓으며 시장을 장악하자, 애플도 그 해 가을 화면 크기를 키운 아이폰 6로 시장 변화에 대응하며 시장 지배력을 유지하는 데 성공했다.

 

 이로부터 10년이 지나 미국에서도 폴더블 스마트폰 시장이 점점 자리를 잡아가는 가운데 애플은 2014년 아이폰 6 출시 때와 비슷한 대응 전략을 취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라고 이 방송은 평가했다.

 

 폴더블 스마트폰은 출시 초기 내구성 문제가 자주 지적됐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신뢰도가 축적됐다. 최근 출시된 삼성의 갤럭시 Z 폴드7의 경우 내구성을 유지하면서도 두께와 무게를 혁신적으로 줄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최근 해당 모델을 20만번 이상 접어 내구성을 테스트하는 영상의 유튜브 조회 수가 1500만회를 넘어서는 등 큰 화제를 모았다.

 

 전문가들은 애플이 내달 출시 예정인 더 얇아진 아이폰을 시작으로 내년 중 첫 폴더블폰을 출시해 삼성의 추격을 따돌리려 할 것으로 예상한다.

 

 JP모건의 사믹 채터지 애널리스트는 지난달 말 삼성전자의 폴더블폰 발표 후 낸 보고서에서 “올해 가을 출시될 아이폰 17의 업그레이드가 다소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투자자들의 관심은 이미 내년 가을 신제품 출시로 옮겨간 상황”이라며 “애플은 내년 9월 아이폰 18 시리즈 중 하나로 삼성 갤럭시 Z 폴드 시리즈와 유사한 폴더블 아이폰을 처음으로 선보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채터지 애널리스트는 CNBC에도 “지켜보면서 기술이 성숙해지는 것을 확인하고 그 기술 도입에 큰 걸림돌이 없다는 것을 파악한 다음 앞으로 나아가는 게 애플의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이화연 기자 hy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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