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 3사, 여름 세일 오픈런 일등공신은 ‘치킨’

배달 치킨 3만원 시대에 3000원대 마트 치킨 인기
롯데마트, 흥행 IP ‘통큰 치킨’ 카드 꺼내 들어
이마트∙홈플러스, 3000원대로 가격 더 낮춰

대형마트 3사가 가성비 델리 치킨으로 맞붙었다. 대표적으로 롯데마트는 2010년 출시 당시 반향을 불러일으킨 통큰치킨을 그때 그 가격으로 선보여 연일 오픈런을 일으켰다. 롯데마트 제공

 이번 여름 대형마트의 치킨 전쟁이 뜨겁다. 이마트, 롯데마트, 홈플러스 등 대형마트 3사가 올 하반기 첫 주말을 맞아 기획한 할인 행사에서 5000원 미만의 저가 치킨을 미끼 상품으로 소비자들의 발길을 이끌고 있다. 롯데마트는 15년 전 유통업계에 큰 반향을 일으켰던 ‘통큰치킨’을 첫 등장 때와 같은 5000원에 선보였고, 이마트와 홈플러스는 3000원대로 가격을 더 낮췄다.

 

 실제 반응도 폭발적이다. 각 점포는 영업시간 전부터 저가 치킨을 득템하기 위해 기다리는 오픈런이 펼쳐졌고, 상품도 조기 완판되고 있다. 프랜차이즈 배달 치킨 가격이 3만원에 육박하는 시기에 소비자는 장바구니 부담을 줄이고, 마트는 방문객 몰이로 매출 증대 효과를 거둘 수 있다.

 

 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마트가 지난달 26일부터 이달 2일까지 통큰세일을 통해 정가 대비 60% 할인된 5000원에 판매한 통큰치킨은 준비 수량이 오전 중 완판될 정도로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15년 전 가격을 그대로 재현하며 연일 오픈런 현상을 일으켰다. 이 같은 초저가 상품의 인기에 힘입어 지난달 26~30일 롯데마트 전체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약 15% 증가했다.

 

 이마트는 지난 4일부터 주말 3일간 여름 맞이 고래잇 페스타를 진행하면서, 1마리에 3480원의 어메이징 완벽치킨을 대표 품목으로 선보였다. 정가 역시 6480원으로 저렴하지만 소비자들의 수요에 맞춰 가격을 역대 최저가로 기획했다.

 

 홈플러스도 지난 3일부터 4일간 당당치킨 3주년을 맞아 당당 옛날통닭을 3990원에 판매했다. 이 외 다른 당당치킨 제품 구매 시 치킨 무를 증정했다. 홈플러스의 당당치킨 시리즈는 누적 1500만팩 판매를 기록했다.

 

소비자들이 이마트에서 지난 4일부터 3일간 진행한 여름 맞이 고래잇 페스타에서 3000원대 어메이징 완벽치킨을 고르고 있다. 이마트 제공

대형마트들은 기존에도 원가보다 저렴한 치킨 판매 행사가 소비자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고 있다. 특히 방문객 증대로 매장 매출 효과도 얻고 있다.

 

 결국 치킨 가격이 문제다. 실제로 통계청이 발표한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치킨 품목의 소비자물가지수는 128.72(2020년=100)로 전년 동기 대비 3.1% 올랐다. 이는 전체 물가 지수(116.31)보다도 높다.

 

 최근 닭고기 주요 수입 국가인 브라질에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발생하면서 닭고기 시세가 전년보다 20% 이상 상승한 데다 배달비 부담까지 더해져 요즘 배달 주문 시 치킨 값은 3만원에 육박한다. 현재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의 대표 메뉴 가격을 보면 교촌치킨 허니콤보는 2만3000원, bhc 뿌링클은 2만1000원, BBQ 황금올리브치킨은 2만3000원 등이다.

 

 이처럼 배달 치킨값이 오르면서 대형마트의 즉석조리 치킨이 주목받고 있다. 올해 상반기 이마트와 롯데마트의 치킨류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2%, 10% 증가했다. 같은 기간 홈플러스의 치킨류 매출은 점포에 따라 최대 4배까지 늘었다.

 

 대형마트 관계자는 “사전 계약으로 닭고기와 식용유·파우더 등을 대량 매입해 치킨 단가를 낮췄다”며 “델리(즉석조리) 코너에서 직원이 직접 튀기기 때문에 매장 임대료나 가맹·마케팅 비용이 들지 않아 저렴한 가격에 선보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화연 기자 hy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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