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미약품이 한국인 맞춤 비만 치료제로 개발 중인 신약이 내년 출시를 앞둔 가운데 네이밍 공모전이 진행 중이다.
2일 한미약품은 국내 제약사 중 최초로 100% 독자 기술로 만든 GLP-1 비만 신약(후보물질 : 에페글레나타이드)의 제품명 공모전을 오는 16일까지 연다고 밝혔다. 국내인 420여 명을 대상으로 임상을 진행한 비만약으로, 내년 하반기 출시를 앞뒀다.
이번 공모전은 한미약품의 의료 전문 포털 HMP(Health & Medical Platform)에 가입된 전국의 의사 고객을 대상으로 한다. 회사 측은 “의학적 진단을 통해 처방이 이뤄지는 전문의약품이라는 점을 고려해 공모 대상을 의료진으로 한정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공모는 ’혁신으로 앞당기는, 더 가벼운 내일(A lighter path forward, powered by innovation)’이라는 슬로건 아래, 국내 최초 GLP-1 비만 치료제로서의 정체성과 대중성을 모두 담아낼 수 있는 브랜드명을 찾기 위해 기획됐다. 적합성, 참신성, 대중성 기준으로 내부심사를 거쳐 총 10명을 시상할 예정이다.
한미약품에서 통상 ‘에페’라고 부르는 해당 비만 신약은 현재 적응증 3상 임상이 진행 중인 상태로, 연내 완료가 예상된다. 계획대로 내년 하반기 출시가 되면 최초의 국산 GLP-1 계열 비만 치료제가 될 가능성이 높다.
회사 관계자는 신약에 대해 “위고비 수준의 체중 감량 효과뿐 아니라 GLP-1 계열 비만 치료제 중에서 가장 우수한 심혈관 및 신장 보호 효능을 갖출 것으로 기대된다”고 자부했다. 위고비는 덴마크의 글로벌 제약업체 노보노디스크에서 개발한 비만약으로 지난해 국내 출시되며 화제가 된 제품이다.
GLP-1은 췌장에서 인슐린 분비를 촉진해 혈당 상승을 막고, 뇌에 작용해 식욕을 억제하고 포만감을 느끼게 하는 호르몬이다. 이러한 GLP-1 계열 비만 치료제는 위장관 운동에 영향을 미쳐 메스꺼움, 구토, 복통, 설사 등의 증상을 일으킬 수 있다. 이러한 부작용은 보통 약물 사용 초기나 용량 증가 단계에서 빈번하게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한미제약은 에페의 경우 독자 플랫폼 기술인 랩스커버리를 적용, 체내에서 약물이 서서히 방출되는 ‘Slow Absorption’ 방식을 통해 위장관계 부작용을 크게 개선할 수 있다. 또한 GLP-1 계열 약물 중 가장 우수한 심혈관 및 신장 보호 효능 가능성이 확인됐다.
아울러 한미약품의 바이오의약품 전용 공장 평택스마트플랜트에서 생산 예정이라 기존 수입 비만약과 비교했을 때 안정적 공급과 합리적 가격이 기대된다.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는 “이번 공모전이 한국을 대표할 비만 치료제의 정체성을 공고히 하는 동시에 글로벌 시장에 도전하는 발판이 되기를 바란다”며 “팔팔, 텐텐 등 국민에게 널리 알려진 브랜드 네이밍처럼 이번에도 독창적 아이디어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재림 기자 jami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