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 못 갚는 사회] 인터뷰① 김대환 교수 “핀셋 지원으로 도덕적 해이 막아야”

김대환 동아대 경제학과 교수
빚 두려워하지 않는 문화 팽배
원칙 강조…도덕적 해이 막아야

 과도한 빚으로 개인 회생이 늘어나는 현상을 막기 위해 정부가 투기로 인한 한계 차주와 외부 요인에 의해 어쩔 수 없이 한계 차주가 된 사람을 골라 선택적으로 지원을 할 수 있는 핀셋 정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나아가 대외 의존도가 높은 한국에서 미국의 고금리 장기화로 의도치 않게 고금리 기조를 장기간 유지한다면 금융기관의 연쇄 파산과 금융위기로까지 확대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대환(사진) 동아대 경제학과 교수는 개인 회생이 늘어는 것과 관련해 “정부가 지원하지 않으면 금융위기가 올 수 있고, 지원해 주자니 오히려 빚을 우습게 보는 도덕적 해이가 확산할 수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 교수는 “병을 치료하지 않으면 결국 큰 수술을 해야 한다. 빚을 두려워하지 않는 문화가 팽배하기 때문에 고통스럽더라도 원칙을 강조해야 한다”며 “대출을 상환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는데도 어쩔 수 없는 외부 요인 때문에 빚에 허덕이는 사람을 골라낼 수 있는 정부의 노력과 전문성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동시에 대출이 늘어나고 고금리가 지속되는 과정에서 혜택을 많이 본 금융기관도 대출금리를 내리고 한계 차주를 지원하는 성의를 보여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김 교수는 내년 선거를 앞두고 표를 의식한 선심성 정책이 나올 수 있다고 경계했다. 그는 “원리원칙을 무시한 결과라면 반드시 그에 상응하는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을 개인과 사회 모두 학습할 좋은 기회”라면서도 “내년 선거 때문에 원리원칙을 무시하고 세금을 악용한 포퓰리즘 정책들이 쏟아질까 걱정된다”고 우려했다. 

 

 나아가 김 교수는 유례없는 초저금리 장기화로 갚을 능력을 벗어난 과도한 부채를 지는 분위기가 조성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빚을 너무 쉽게 생각하게 됐고, 특히 저금리와 정부의 잘못된 부동산 정책이 맞물려 부동산 가격이 급등하면서 주택을 구매하기 위해 더 큰 빚을 져야 했고, 그래도 자산가치가 증가하니 빚을 내지 않는 게 이상할 정도였다”며 “나아가 투기 수요까지 확산되면서 자산 가치가 더 오르는 악순환이 장기간 지속된 결과”라고 분석했다. 이후 코로나19 영향으로 자영업자의 빚이 빠르게 증가했다.

 

 이어 그는 “미국이 금리를 빠르게 내리지 않으면 한국도 당분간 고금리를 유지할 수밖에 없는데, 과거 대출을 연장하는 과정에서 과거 저금리가 고금리로 변경되기 때문에 이자도 갚지 못하는 한계 차주가 급증하고 있다”며 “지금 거의 한계치에 달한 상황으로, 만약 한계 차주가 수용 범위를 벗어나면 결국 금융기관의 연쇄 파산과 금융위기로까지 확대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유은정 기자 viayou@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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