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매도 금지에 숏커버링으로 주가 뛰나…우려의 목소리도

숏커버링 발생으로 단기적 상승
장기적 펀터멘털 보고 투자해야
공매도 가격 결정 중요 역할 우려도

 내년 상반기까지 국내 주식에 대한 공매도가 전면 금지되면서 그동안 공매도 세력으로 주춤했던 종목들의 주가가 탄력을 받을지 주목된다. 

 

 다만 시장서는 공매도 제도가 시장 가격을 결정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에 전면 금지 조치가 과한 결정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제기된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일 기준 유가증권 시장에서 공매도 잔고 상위 10개 종목은 ▲호텔신라 ▲롯데관광개발 ▲SKC ▲후성 ▲두산퓨얼셀 ▲현대미포조선 ▲현대엘리베이 ▲DB하이텍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포스코퓨처엠 등이다. 

 

 금융당국이 8개월 동안 국내 주식에 대한 공매도를 전면 금지하기로 발표하면서 이들 종목의 주가가 어떻게 움직일지 관심이 쏠린다. 전문가들은 공매도 금지로 숏커버링(Short Covering)이 발생해 단기적으로 해당 종목들의 주가가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숏커버링이란 주식시장에서 빌려서 팔았던 주식을 되갚기 위해 다시 사는 환매수를 뜻한다. 주식의 가격 하락이 예상되면 주식을 빌려서 파는 공매도가 발생한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주가가 상승하면 손해분을 만회하기 위해 주식을 매수하게 된다. 공매도로 주가가 하락해 시세차익을 위해 주식을 매수하는 경우와 주가가 상승해 손실을 줄이기 위해 매수하는 경우 모두 숏커버링에 해당한다. 숏커버링이 발생하는 동안에는 주식 매수세력이 증가하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주가가 상승하게 된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업종이나 개별 종목에서는 이번 주부터 공매도 금지의 효과를 체감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차전지, 바이오와 같은 성장주, 면세, 여행, 유통 등 중국 소비 테마주들이 공매도 잔고 금액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 업종을 중심으로 수급상 단기적인 주가 모멘텀이 형성될 가능성을 열어 둘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도 “지금까지 특정 이슈로 공매도 잔고가 많이 쌓였던 종목들이 단기적으로 가장 빠르게 움직일 것”이라며 “시가총액 3000억원을 상회하는 코스피200 종목에선 펀더멘털(가장 기초적인 자료. 기업을 예로 들면 매출액, 영업이익, 판매 동향 등이 있음)과 관계없이 호텔신라, 롯데관광개발, SKC 반등 가능성이 높으며, 코스닥150 종목에선 HLB, 엘앤에프, 에코프로 등이 눈에 띈다”고 전망했다.

 

 다만 시간이 지날수록 공매도 규제에 의한 종목의 반등은 펀더멘털에 따라 움직일 전망이다. 단순 낙폭 과대에 따른 숏커버 종목은 수급 재료가 사라지면 다시 조정을 보일 가능성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에서는 시장 가격 결정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공매도를 전면 금지하는 게 과한 조치가 아니었냐는 우려 섞인 시선도 나오고 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공매도는 시장의 가격 결정에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에 전면 금지는 과한 조치가 아니었나 싶다”며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 지수 편입도 당분간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개장한 이후 시장을 보면 이차전지 등 종목들이 20%대 이상 폭등하고 있는데, 고점에 물리는 투자자들이 속출할 수도 있다”며 “변동성 완화를 위해서는 공매도의 역할이 이럴 때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유은정 기자 viayou@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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