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 맥주의 수요는 늘고, 일본을 찾는 관광객도 ‘노재팬’ 이전으로 돌아가고 있다.
3일 관세청 무역통계에 따르면 올해 1∼8월 일본 맥주 수입량은 3만6573t으로 전체 맥주 수입량의 21.9%를 차지했다. 특히 일본 맥주 수입량은 지난해 동기 대비 무려 238.4%나 증가했다. 지난해 중국, 네덜란드에 밀려 3위(8.8%)를 기록한 했던 일본은 올해 중국(3만2153t), 네덜란드(2만9243t), 폴란드(1만1291t)를 제치고 1위에 올랐다.
‘노재팬’이라는 말이 무색하다. ‘노재팬(No Japan)’은 2019년 7월 일본이 우리나라 대법원의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판결에 반발해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소재 등에 대한 수출 규제에 나서면서 촉발됐다. ‘일본산 불매’의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일본산으로 대표되는 의류와 주류, 여행지에 이르기까지 파장이 커졌다. 그 여파로 2019년 일본 맥주 수입량은 3위에서 2020년 10위까지 추락했다. 반면 지난해부터 다시 3위로 올라선 일본 맥주 수입량은 올해 1위를 탈환했다. ‘노재팬’ 4년 후 예년의 수요를 회복해가는 중이다.

일본을 찾는 관광 수요도 증가하고 있다. 장기화하는 ‘엔저(일본 엔화 가치 하락)’가 큰 몫을 하고 있다. 원/엔 환율은 900원 초반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추석 연휴 휴장에 들어간 서울 외환시장이 문을 닫은 지난달 27일 오후 3시30분 기준 904.69원을 기록했다. 저비용항공사(LCC) 티켓을 활용한 당일치기 여행객, 엔저를 활용한 쇼핑족들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일본정부관광국(JNTO)에 따르면 올해 1~7월까지 일본을 방문한 외국 관광객은 1303만2900명. 이 중 한국인 관광객은 375만5300명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일본을 찾는 관광객 중 3명 중 1명이 한국인이다. 8월까지 한국과 일본을 오간 여객은 2019년 같은 기간의 82% 수준까지 회복했다. 무비자 입국 허용 전이었던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는 26배 급증했다.
하반기 들어 더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추석 연휴를 앞두고 일본 여행에 대한 관심은 폭발했다. 2일이 임시 공휴일로 지정되자 주요 여행사들의 일본 상품 예약률(8월 28일∼31일)이 급증했다. 부킹닷컴에 따르면 지난해 추석 시즌에는 프랑스 파리, 태국 방콕, 싱가포르, 베트남 다낭, 영국 런던 순으로 한국인에게 인기가 많았다. 올해(9월 28일∼30일 체크인 기준)는 일본 도쿄가 한국인이 가장 많이 찾은 인기 도시 1위를 차지했다. 3위 오사카, 4위에 후쿠오카가 오를 정도로 일본 도시들의 인기가 높았다.
항공업계도 바빠졌다. 소도시까지 항공편을 확대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동계 스케줄이 적용되는 이달 29일부터 오카야마·가고시마 노선, 이달 31일부터 니가타 노선을 모두 주 3회 왕복 일정으로 재 운항한다. 아시아나항공은 주 3회 운항하는 센다이 노선을 이달 29일부터 주 4회로 증편한다. 티웨이항공은 지난달부터 인천발 사가 노선을 재운행했고, 올해 초부터는 구마모토 노선을 재개했다. 14개의 일본 노선을 보유한 제주항공은 히로시마·오이타·시즈오카·마쓰야마 등 소도시 노선을 이미 운행 중이다.
정가영 기자 jgy9322@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