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스타트업 투자 불황기 극복을 위한 3가지 원칙

팀윙크 김형석 대표

 

 올해 1분기 국내 스타트업의 투자 유치 규모가 9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5%로 줄어들었다고 한다. 투자 건수는 271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43.2% 수준으로 감소했다. 투자 건수 감소폭보다 투자금액이 더 큰 폭으로 쪼그라든 것인데, 이는 더 적은 수의 스타트업에 더 작은 규모의 투자가 이뤄졌다는 얘기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지속된 경기 침체와 금리 인상에 따른 자금조달 비용의 증가, 스타트업 투자업계의 회수 부진 등의 영향으로 분석된다. 특히 업력이 3~7년 정도인 중견 스타트업들의 후속투자 감소가 컸다. 회수기대가 낮아져 투자매력도가 떨어졌기 때문이다.

 

 투자 빙하기를 맞이 하는 스타트업 리더들은 그 어느 때보다 많은 도전과제를 만나게 된다. 시장과 고객의 문제를 해결하면 돈은 따라온다는 기존의 신념은 자금시장 앞에 무릎꿇고 있다. ‘런웨이’를 길게 끌어가기 위해 마케팅을 축소하고, B2B사업이나 외주개발 등 수익 중심의 부가사업을 고려하는 기업도 늘어나고 있다.

 

 생존을 위해 ‘캐시버닝’을 최소화하고 런웨이를 길게 가져가는 전략이 일반적이다. 비용은 절감하고, 생존의 기간을 늘려 성장을 만들고 경제상황이 안정되기를 기다리는 것이다. 하지만 영양이 부족하면 성장이 둔화되는 것처럼 비용 축소와 사업 성장이란 두 마리 토끼를 잡기는 어렵다. 특히 ‘생존’이라는 블랙홀이 그 동안 구축해 놓은 기업문화와 원칙들을 모두 빨아들여 오직 ‘생존’만 남는다면, 조직 전체의 동기부여 수준이 낮아져 조직이 침체될 수 있다. 조직 침체는 팀의 몰입을 떨어뜨려 낮은 성과, 구성원 이탈 등 어렵게 구성한 팀을 약하게 만들거나 무너지는 경우까지 생긴다.

 

 이러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3가지 원칙을 기억해야 한다. 우선 회사의 상황을 투명하게 구성원과 공유하는 것이다. 회사의 자금사정을 공개하고 함께 돌파할 동지들을 찾아야 한다. 이 과정에서 자연스러운 조직 슬림화가 이루어지거나, 구성원들의 문제해결 의지가 모일 수 있다. 리더들의 진심과 방향성을 명확하게 전달해야 한다.

 

 둘째, 인재 밀도 관리를 위한 목표 합의다. 구성원들이 높은 몰입과 동기부여를 유지하기 위한 밀도 관리는 가장 중요하다. 세상에서 가장 하기 싫은 일은 ‘남이 시킨 일’이다. 조직의 목표와 할 일을 구성원의 ‘나의 일’로 만들기 위해서 ‘생존과 성장’을 위한 조직의 목표를 수립하고 합의하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 또한 구성원 개개인이 목표 달성을 위해 해야 할 ‘핵심 일’이 무엇인지 스스로 정의하고 조직 전체가 함께 이를 조정, 합의하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이 때 구성원의 공감대 형성이 가장 중요하다.

 

 셋째, 성과 중심의 관리 체계 구축이다. 대다수의 스타트업은 성과관리 체계가 약한 편이다. 관리보다는 실행 중심의 문화가 정착돼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업은 단거리 경기가 아니다. 기업 경영이라는 장기적 관점을 갖고 시작해야 한다. 빠른 성장을 위한 회고, 개선 도출, 모니터링 등의 프로세스를 통해 구성원들이 성장할 수 있도록 주기적으로 피드백해야 한다. 물론 해결해야 할 과제에 따라서 방법론, 프레임워크 등은 다양하게 실험해 보는 것을 추천한다.

 

 이 세 가지가 잘 갖춰지면 조직의 리더십이 안정화되고, 구성원의 몰입이 유지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된다. 결국 생존 확률을 높이는 탄탄한 조직문화가 형성되는 것이다. 변화하는 시장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구성원들과, 그들이 지속적인 도전에 지치지 않게 만드는 문화를 구축하는 건 투자 빙하기를 돌파하는 스타트업의 강력한 무기다. 단단한 기반을 만들어야 어려운 시기에 성과를 만들 수 있고 성과를 만들면 투자의 기회는 반드시 찾아온다.

 

<팀윙크 김형석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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