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미국의 지방은행 파산을 보면서…

최영미 하나은행 영업1부PB센터 부장

 미국 은행들이 하나둘씩 파산하고 있는 가운데 언론에서는 미국 지방은행발 금융위기가 지속돼 향후 190개 은행이 파산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하고 있다.

 

 지난 3월 실리콘밸리은행 SVB가 파산한데 이어 지난달 퍼스트리퍼블릭 은행까지 파산함으로써 지금까지 미국에서만 3개의 지방은행이 파산했다. 앞으로도 추가적인 은행의 파산이 이어질 수 있다.  많은 은행들이 무보험 예금을 대거 안고 있어 이 정도의 파산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 증시는 은행 위기가 불거질때마다 일제히 하락했는데 개별적인 은행의 위기설이 나올때마다 다른 지방은행들도 일제히 급락하는 양상이다. 이에 따라 S&P500의 지역은행 지수는 지속적으로 급락을 면치 못하고 있다. 

 

 미국 지방은행 위기설의 주요원인은 미국 경제 금리 인플레이션과 미국 상업용 부동산의 부실화 우려 등으로 인한 심리적인 원인도 한몫하고 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 금융시장도 작년 급격한 금리 상승기 이후 매우 유의하게 보는 부분이 있다. 바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이다.

 

 지난해 9월 금융기관의 부동산PF 잔액은 140조6000억원으로 2017년 대비 2배 이상 증가했다. 특히 부동산 개발시장 호황에 힘입어 증권사, 여신전문회사, 저축은행 등 비은행권의 대출이 급증했다. PF대출 급증은 부동산 개발 필수사업비 확보를 통한 준공리스크 경감이라는 긍정적 효과도 있지만 영업일선의 경쟁심화로 브릿지론, 비아파트, 비수도권 등 상품 영역이 확대된 것도 대출급증의 한 요인이었다.

 

 하지만 작년 이후 금리가 급격하게 오르고 레고랜드 사태 등으로 금융기관이 리스크 관리 기조로 전환하면서 대출 차환리스크가 확대됐고, 개발원가 증가와 분양시장 침체 등으로 PF 부실화 리스크가 증대되고 있다.

 

 증권을 제외한 업권의 PF대출 연체율은 아직 낮은 수준이지만 과거 금융위기 시 미분양 증가, 금융권 신용경색의 영향으로 저축은행 등에서 연체율이 급등한 사례가 있어 향후 추이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 특히 올해 대규모 만기가 도래할 것으로 보이는 브릿지론이 가장 취약할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과거 금융위기와 대비했을 때 현재 PF대출 중 브릿지론의 비중이 비교적 낮고 금융권과 건설사도 자본여력을 보유하고 있어, 시스템 위기로의 전이 가능성은 비교적 낮은 편이다. 정부도 건설사에 유동성 공급과 PF사업장 유형별 맞춤형 지원 등을 통해 부실 확산 방지에 주력하고 있다.

 

 다만 단기간 내 분양과 매각 등 시장의 수요회복이 쉽지 않고, 금융기관도 PF리스크 관리가 필요한 상황이라 사업장 단위로는 부실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분양 등 매각 수익으로 본PF 상환과 브릿지론을 상환하는 부동산 여신금융의 선순환 고리가 약화되면서, 개발원가 인하 등으로 수익구조를 개선하기 어려울 경우 브릿지론의 부실 확산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과거 미국은행들이 연속적으로 파산하면 우리나라 증시는 예전 사례에서도 볼 수 있듯이 반토막날 수 있고, 반토막난 상태는 6개월 이상 지속됐다.

 

 이에 올해 2·3 분기는 여러가지 국내외에서 발생하는 금융시장의 베드뉴스에 대한 대비를 해야 할 것이다. 부동산도 올해 하반기, 내년 상반기가 바닥일 가능성이 농후하기 때문에 정말 좋은 매물이 아니면 검토하고 또 검토해야 한다. 향후 2024년 상반기까지는 모든 우리나라 경제의 바닥을 주시하고 현금을 확보하는 시기로 삼길 권하고 싶다.

 

<최영미 하나은행 영업1부PB센터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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