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연이은 배터리 사고에 신뢰도·실적 하락 우려

충남 태양광발전 시설 ESS화재 발생…태양광업체들 불안 증폭
LG화학 배터리 사용하는 전기차 코나, 지난 두 달간 4차례 화재

사진=LG화학

[세계파이낸스=주형연 기자] 최근 LG화학의 배터리 사고가 연이어 발생하자 소비자들의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다. 에너지저장장치(ESS)뿐만 아니라 상용화된 전기차에서 지난 두 달간 화재사고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3분기 실적에도 타격을 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오후 충남 예산군 광시면의 한 태양광 발전시설의 ESS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ESS 2기 중 1기가 전소돼 5억2000만원 상당의 재산 피해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ESS용 리튬배터리 공급회사인 LG화학이 충전률(SOC)을 95%로 재상향한 지 얼마되지 않은 상황에 발생한 사고로, 아직까지 화재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올 상반기 ESS업계는 신규 수주를 하지 못했다. 2017년 8월부터 1년 9개월간 ESS설비에서 23건의 화재가 연달아 발생하자 정부가 가동 중단을 요청하면서 시장 전반이 위축됐다. 최근 가동이 중단됐던 전국 ESS설비 중 절반 이상이 재가동에 돌입하는 등 하반기에 재기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큰 상태였다. 하지만 ESS화재가 다시 발생하자 업계의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달부터 ESS 재가동에 나서야 하는 업체들의 불안감이 상당한 것으로 안다. 특히 태양광 발전 사업자들의 불만이 높은 상태"라며 "또다시 화재가 발생하면 LG화학의 ESS사업에 대한 신뢰가 떨어질 수 있다. 선제적인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LG화학은 이에 대해 지난 5일 자사 배터리를 사용한 ESS 운영업체에 배터리 충전율(SOC)을 70%로 제한할 것을 요청하는 공문을 발송했다. LG화학 관계자는 "추가적인 조치 이후 다시 정상 가동을 요청하겠다"며 "충전율을 70%로 제한하는 기간 발생한 손실을 보상해 주겠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7월부터 8월까지는 LG화학 전기차 배터리 화재사고가 4차례나 발생했다. 지난 7월 26일에는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현대차 코나 EV가 폭발했다. 현대차의 코나 EV모델은 LG화학에서 납품받은 배터리를 사용하고 있다. 지난 7월 28일에는 강릉에서 코나 차량이 충전기가 연결된 채 불이 나 1명이 다치기도 했다.

 

지난달 13일과 14일에는 세종시와 부천시에서 코나 EV의 화재사고가 발생했다. 특히 부천에서 발생한 화재사고는 충전중이 아닌 야외에 주차된 상태로 화재가 났다. 엔진룸은 멀쩡하고 뒤쪽 하부부분에 불이 난 것으로 보아 전문가들은 화재 원인을 배터리 발화로 추정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까지 모든 사고의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은 상태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함께 화재 원인을 조사 중이다.

 

전기차를 구매한 한 고객은 "전원주택에 거주 중이라 전기차 충전기를 집 정원에 설치해 전기차를 사용하고 있는데, 연달아 화재사고가 발생하니 불안하다"며 "최근에 발생한 화재 차들은 충전상태가 100%인데도 사고가 난 것으로 안다. 배터리업체나 완성차 업체에서 하루빨리 화재 원인을 밝혀 조치를 취해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에 업계 전문가들은 LG화학의 잇따른 배터리 화재 사고가 3분기 실적에 타격을 미칠 것으로 관측했다.

 

박연주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LG화학의 3분기 영업이익은 4329억원으로 컨센서스(4805억원)를 하회할 것으로 추정된다"며 "전기차(EV) 배터리 부문은 4분기에 마진이 크게 개선될 것이다"고 예상했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3분기 배터리 부문에서 실적 개선을 기대했지만 화재 사고들이 다시 발생하며 수익성 개선이 불확실해졌다"며 "최근 배터리 화재가 잇따라 발생하며 소비자들의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 선제적인 조치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내다봤다.

 

jh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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