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국내 소비자가 먹여 살린다…글로벌 기업 이미지 퇴색

작년 해외 매출 5.2% 감소, 북미는 스마트폰 매출 직격탄에 1조 증발
TV와 스마트폰 등 주력 사업 업황 악화 우려, "보호무역주의·환율 영향"

사진=연합뉴스


[세계파이낸스=장영일 기자] 작년 LG전자를 먹여 살린 것은 국내 소비자들이었다. LG전자가 작년 국내에서 거둔 매출은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지만, 해외 시장 매출은 되레 하락하면서 글로벌 기업으로서의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의 작년 총 매출(61조3417억원) 가운데 국내 매출액은 22조3800억원으로 전년(20조2609억원) 대비 10.4% 늘었다. 매출 비중도 36%로 전년보다 3%포인트 상승했다.

북미 시장은 2016년까지 매출 비중이 30%로 1위였지만 2017년부터 국내 매출 비중이 북미를 앞질렀다.

국내 매출을 견인한 것은 세탁기, 건조기 등 생활가전(H&A)이었다.

생활가전의 작년 국내 매출은 6조6607억원으로 TV매출(2조1464억원)을 3배 가까이 웃돌았다.

미세먼지 악화로 건강관리가전 3종(건조기, 의류관리기, 공기청정기) 등 프리미엄 가전이 특수를 맞았다.

유럽에서도 LG전자의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작년 유럽 지역 매출은 7조5647억원으로 전년(6조3029억원) 대비 20% 증가했다. 전체 매출 대비 유럽의 매출 비중도 12%로 전년보다 2%포인트 확대됐다.

유럽에선 TV 매출이 증가세를 이끌었다. 유럽에서 TV 매출은 3조8455억원으로 북미(3조8564억원)와 대등한 수준으로 성장했다.

북미의 총 매출은 15조2293억원으로 유럽(7조5647억원)의 2배 수준임을 감안하면 유럽내 LG전자 TV의 위상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이는 LG전자가 유럽 시장에 공을 들인 결과다. LG전자는 초프리미엄 브랜드인 'LG 시그니처'와 '시그니처 키친 스위트'를 앞세워 유럽 프리미엄 가전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반면 북미 시장 등 글로벌 대부분 지역은 매출이 하락했다.

작년 국내를 제외한 해외 매출은 38조9617억원으로 전년(41조1354억원) 대비 5.2%(2조1737억원) 감소했다.

특히 북미 시장 매출이 전년 16조5425억원 대비 1조원 넘게 줄었다.

주 요인으로는 스마트폰 부진이 지목된다. 북미는 LG전자 스마트폰 매출의 40% 이상을 담당하는 대형 시장이다.

북미 스마트폰 법인은 작년 3분기까지 매출액이 2조5545억원에 그쳤다. 북미 스마트폰 법인 매출은 2016년 6조12억원, 2017년 5조1783억원 등 북미 매출의 상당부분을 차지해왔다.

북미 스마트폰 법인은 작년 3분기 중 LG전자 미국 통합법인으로 피합병됐는데, 4분기까지 버텼더라도 매출 감소를 막기는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북미 매출 감소분인 1조원 가량이 대부분 스마트폰에서 발생했다는 것을 유추해 볼 수 있다.



나머지 해외시장 대부분에서도 매출 감소가 진행됐다.

작년 매출 하락률을 살펴보면 아시아(-4%), 중남미(-15%), 중동 및 아프리카(-31%), 중국(-7%), 러시아 등(-5%)에서 매출이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국내와 달리 해외시장은 보호무역주의 확대와 환율 등의 영향으로 시장 변동성이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한다.

TV와 스마트폰 등 주력 사업의 업황이 악화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원식 신영증권 연구원은 "LCD·OLED 패널 판가 상승에 따른 HE(TV) 사업부의 수익성 악화가 예상된다"면서 "중국 업체 등 경쟁사들이 공격적으로 물량 공세를 펼치면서 시장 점유율 하락이 하락했고 내년에도 경쟁사들의 공격적인 프로모션이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건조기와 스타일러, 공기청정기 등 신성장 제품의 수요 확대는 위안거리다. 작년 만큼은 아니지만 준수한 성적이 기대되는 요인이기도 하다.

장병녕 LG전자 IR담당 상무는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다자간 전화회의)에서 "거시적인 경제 요인으로 중화권과 중남미 시장 침체 영향이 존재한다"면서도 "올해는 전년의 수익성을 뛰어넘을 수는 없겠지만 현격히 떨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jyi78@segyefn.com

관련뉴스

ⓒ 세계파이낸스 & segyef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